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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대 Nov 04. 2021

장현 '미련, 석양, 안개를 헤치고'


당시 어떤 여자 분을 알게 됐는데 이제 헤어져야 되겠다 하는 생각을 하고 찾아갔어요. ‘더 이상 만날 수 없다’ 인사를 하니까 가서 보라며 편지 한 통을 주더군요. 헤어진다는 걸 미리 알고 있었던 거죠. 편지엔 ‘가야 할 사람이기에 안녕, 안녕이라고 말해야지’라는 시가 적혀 있었는데, 저는 즉시 그걸로 곡을 써야겠다 생각했고 그렇게 탄생한 곡이 ‘석양’이에요. 테마 자체가 마음에서 우러나온 것과 일치한 거죠.



2011년 11월 신중현 선생은 나와의 인터뷰에서 ‘석양’이라는 곡이 가진 사연을 위와 같이 말해주었다. 1971년 장현은 “극진 대우”를 약속하고 선생을 대구로 맞아 바로 이 ‘석양’을 탐낸 끝에 자신의 곡으로 만든 것이다.

이 작품은 임아영이 부른 ‘미련’을 포함 대부분 곡들을 장현의 목소리로 다시 빚어낸 리메이크 앨범이다. 선생의 표현대로라면 '기다려 주오'라는 1집과 '미련'이라는 2집, 그리고 '나는 너를'이라는 3집을 더한 합본반이 바로 이 앨범의 정체인 셈이다.

화려한 테크닉은 없지만 느긋한 맛이 있는 장현의 목소리와 신중현 음악의 궁합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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