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성대 Apr 25. 2022

데스메탈코리아108: 크래쉬

* '데스메탈코리아'는 일본 작가 미즈시나 테츠야가 쓴 <한국메탈대전: 데스메탈코리아>를 번역한 것입니다. 한국 헤비메탈 팬들을 위한 이 번역은 책에서 다룬 마지막 앨범 [At The Kill]까지 계속 이어집니다.



Chapter 3

스래쉬메탈/둠메탈/스토너메탈/데스메탈/브루털데스메탈


변화를 무릅쓰고 사반세기 역사를 구축한 실력파 스래셔


활동상황: 활동 중

활동연도: 1991~

출신지: 서울

닮은꼴 밴드: 슬레이어, 머신 헤드, 테스타먼트, 엑소더스, 램 오브 갓

디스코그래피: 3집 [Experimental State Of Fear](1997), 옴니버스 앨범 [Am I Metallica A Tribute To Metallica](1997), 옴니버스 앨범 [Indie Power 2001](2001), 5집 [The Massive Crush](2003)



안흥찬(보컬, 베이스), 윤두병(기타), 정용욱(드럼)의 트리오 편성으로 1993년 데뷔작을 발표했다. 네이팜 데스, 카르카스 등과 작업한 콜린 리차드슨을 프로듀서로 맞은 이 앨범과 95년에 내놓은 2집 'To Be Or Not To Be'는 일본에서도 발매됐다. 이후 윤두병이 탈퇴하면서 기타리스트 자리는 유동화 되고 밴드는 콜린 리차드슨과 다시 힘을 합쳐 정규작 두 장을 더 발표한다. 키보디스트를 영입해 선보인 4집에선 인더스트리얼 록 노선을, 소니뮤직으로 이적해 발표한 'The Massive Crush'에선 랩 요소를 더했다. 이러한 시행착오를 거치고 2008년에 윤두병이 팀에 복귀, 3집(1997)부터 밴드와 함께 한 하재용(기타)과 트윈 기타 체제로 여섯 번째 작품(2010)을 발매한다. 2014년의 미니 앨범 'Untamed Hands In Imperfect World'는 소니뮤직 복귀작으로 의미가 있었지만 윤두병은 다시 팀을 떠났다.



[Endless Supply Of Pain] (Metal Force, 1993 (1994))




한국에서 10만장 이상 판매고를 올렸고, 2007년 선정 '한국대중음악 100대 명반'에선 75위에 오른 데뷔작. 아마존(Amazon) 리뷰에서 세풀투라와 비교한 글도 있는데 영어, 한국어 두 가지 버전이 있는 'My Worst Enemy'나 'Self Destruct' 등에는 베이 에어리어 스래쉬 리프를 새겼고, 곡에 따라 수려한 기타 솔로를 들을 수 있는 지점도 있다. 'Smoke On The Water'는 딥 퍼플 커버지만 그 유명한 기타 리프 외엔 원곡에 얽매이지 않는다. 또 유일한 한국어 제목이 붙은 '최후의 날에'에서 안흥찬은 클린 보컬을 선보인다. 아트워크는 에어로스미스의 컴필레이션 앨범 'Pandora's Toys' 재킷을 그린 네덜란드 아티스트 한스 넬만이 맡았다.



[To Be Or Not To Be] (Metal Force, 1995)




오리지널 멤버 3명이 셀프 프로듀싱한 두 번째 작품. 머리를 짧게 깎은 안흥찬이 CD 뒷면 사진에 있어 살짝 놀랄 수 있는데, 이 앨범을 제작할 당시 방위군(현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 중이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폭주하는 곡들로 채워져 있는 가운데 특히 'Machine Of Silence'에선 성가대 샘플링을 도입하기도 했다. 데뷔작에 실은 것을 리믹스한 'My Worst Enemy'의 드럼 패턴에선 밴드가 이후 선보이는 인더스트리얼 노선의 단서가 엿보인다. '내가 그린 원 안에서'만이 한국어 가사이고 나머지는 모두 영어 노랫말이다. 크림슨 글로리, 사바티지 등과 일한 미국인 엔지니어 주드 패커가 믹싱과 마스터링을 했다.



[Terminal Dream Flow] (Rock Records, 2000)




3집 'Experimental State Of Fear'부터 트윈 기타 편성이었던 밴드가 키보디스트 김유성을 영입한 5인조로 발매한 네 번째 작품. 대만의 락레코드(Rock Records)가 배급한 유일한 앨범이기도 하다. 이 앨범이 발매되기 1년 전 열린 '트라이포트 록 페스티벌'에서 일본의 매드 캡슐 마켓과 같은 무대에 서서였을까, 인더스트리얼 록 쪽으로 노선을 대선회한 음악이 처음엔 꽤 당황스럽다. '2019 A.D'엔 한국의 사물놀이 리듬을 응용했고, 'Other Side'는 아르헨티나 국적을 가진 힙합 듀오 듀스(Deux) 출신의 이현도가 함께 했다. 콜린 리차드슨이 다시 프로듀서를 맡았고 앳 더 게이츠, 네이팜 데스 등과 안면이 있는 노엘 섬머빌이 마스터링을 했다.



[The Paragon Of Animals] (CJ Music, 2010 (2012))




오리지널 멤버 윤두병이 복귀해 3집부터 밴드에 몸담아온 하재용과 트윈 기타 시스템을 이룬 여섯 번째 앨범. 한국보다 2년 늦게 일본에서도 라이센스 발매 됐다. 전곡 영어 가사로, 당시 파이브 핑거 데스 펀치나 트리비움 같은 밴드들이 이끌던 모던 메탈 사운드를 지향하고 있다. 이는 아마도 음악 욕심이 많은 밴드가 계속 성장하려는 의지를 비추는 대목일 것이다. 완급을 능숙하게 운용해 질주 파트의 기세를 강조하는 곡들이 많은데, 특히 'Misguided Criminals' 중반부에선 돌연 레게 풍 프레이즈가 등장하기도 한다. 그외 스트링을 가미한 'Cold Blooded', 프로그레시브한 대곡 'The New Black'도 귀 기울일 만하다. 마스터링은 메탈리카, 앤스랙스 등과 작업한 명장 테드 젠슨이 맡았다.



[Untamed Hands In Imperfect World] (Sony Music Korea, 2014)




소니뮤직으로 돌아와 내놓은 5곡짜리 미니 앨범. 약 15년 만에 돌아왔던 윤두병이 다시 밴드를 나가고 2003년작 'The Massive Crush'에 참여했던 임상묵(기타)이 하재용과 트윈 기타 체제를 이뤘다. 전작에서 들려준 모던 헤비니스를 답습하고 있는 가운데 기타 솔로가 지나치게 두드러졌던 이전 앨범에 비해 사운드에 정합(整合)성을 입힌 느낌을 준다. 고꾸라질 것 같은 질주감 대신 중심을 내려놓은 미드 템포 곡들 뿐이어서 스래쉬 메탈 마니아 취향은 아닐 수 있지만 2016년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헤비니스 앨범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다. 가사는 모두 영어. 바이오해저드, 램 오브 갓 등을 도운 우에 나스타시가 마스터링을 맡아 했다.

매거진의 이전글 데스메탈코리아104-107: 오필리아 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