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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대 Apr 21. 2022

데스메탈코리아104-107: 오필리아 외

* '데스메탈코리아'는 일본 작가 미즈시나 테츠야가 쓴 <한국메탈대전: 데스메탈코리아>를 번역한 것입니다. 한국 헤비메탈 팬들을 위한 이 번역은 책에서 다룬 마지막 앨범 [At The Kill]까지 계속 이어집니다.




오필리아(Ophelia)

[당신의 환상을 동정하라](2010, Open Music)




고려대학교 생명과학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생태학자 경(鏡, 본명 윤태경, 기타)이 이끄는 5인조 혼성 고딕 메탈 밴드가 남긴 유일한 앨범. 음력을 함께 쓰는 한국 밴드답게 13곡 영어 제목 모두를 13개월(윤달 포함) 달 순서대로 썼다. 러닝타임은 무려 79분 57초에 이른다. 부유감이 드는 싱어 유이의 창법과 탐미적인 사운드가 기분좋게 들리는 한편, 어둠을 배가시킨 'June - Chant Of The Night'는 남성의 사나운 그로울링을 더했고, 곡에 따라 서정적인 기타 솔로도 들을 수 있다. 단, 질주감은 거의 없다시피 하는 공전(空轉)의 느낌이 짙다. 밴드의 공식 사이트에 따르면 멤버 변동이 심하기도 했고, 무엇보다 리더였던 윤태경이 본업으로 바쁜 탓에 팀은 2015년에 활동을 멈췄다. 



오르부아 미쉘(Au Revoir Michelle)

[Les Cris De La Nuit](2012, Dope Entertainment)




다운헬의 마크(보컬)가 이끈 포크 메탈 밴드의 7곡짜리 데뷔 EP. 'De Memoire'와 '放下着(방하착)'은 어둡고 아방가르드한 음상(音像)을 펼쳐나가는 곡('방하착'이란 "모든 집착을 내려놓는다"는 불교 용어)이다. '흥보가 기가막혀'는 한국 민화인 '흥부와 놀부'에서 착상한 곡으로 마크의 판소리풍 랩이 가미돼 있다. 오리지널은 남성 듀오 육각수가 90년대 중반 히트시킨 동명곡이다. '님은 먼 곳에' 역시 70년대를 풍미한 가수 김추자의 히트곡을 커버한 것이다. 다운헬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의 곡들이 대부분이지만 마크의 하이톤 만큼은 역시 훌륭하다. 아트워크는 다크 트랭퀼리티의 니클라스 순딘(기타)이 맡았다.



푸르가토리움(Purgatorium)

[In Between](2013, LuNe Entertainment)




여성 드러머 김민주를 포함한 혼성 5인조 프로그레시브 메탈 밴드가 2013년에 발표한 데뷔작. 베이시스트 '블랙 데스페라도 레이븐'은 데드와이어(Deadwire)라는 블랙 메탈 밴드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라틴어로 '연옥(煉獄)'을 뜻하는 밴드 이름과는 반대로 드림 씨어터를 지향하는 듯한 사운드를 구사하는데, 첫곡 'Grand Beginning'은 연주곡이다. 하지만 '본가'인 드림 씨어터와 비교했을때 플레이와 프로덕션 면에서 성긴 느낌이 들고, 멤버들은 테크니션다운 면모를 펼치기는 커녕 연주에서 다소 산만한 인상마저 준다. 가령 'Cassandre Syndrome'에서 싱어 Junski(김준석)의 차례가 오지만 도대체가 음정이 불안하고 미숙한 면만 드러내고 있다.



인레이어(Inlayer)

[Sequence](2015, Kongg Music)




안경을 쓴 양진현(기타, 베이스, 키보드)이 2014년부터 시동을 건 인스트루멘탈 프로그레시브 메탈 프로젝트의 4곡짜리 자체 제작 EP. 'Mutated Word'로 문을 여는 수록곡들은 풍부한 입체감을 뽐내며 드림 씨어터, 심포니 엑스를 연상시킨다. 단, 리프와 음색 면에서 인레이어의 것은 저들과 다른 맛을 전하는데 양진현은 분명 모던한 젠트(Djent) 사운드를 의식하고 있는 눈치다.(그는 7현 기타리스트이기도 하다.) 두 번째 트랙 'Unfire'는 퓨전 지향적 사운드를 들려주는 곡으로, 특히 넘실거리는 베이스 라인이 일품이다. 드러머 김형주는 이 작품을 내고 병역 문제로 팀을 나갔다. 다른 파트를 보충해 다시 밴드 형태를 갖춘 양진현은 동방신기, 소녀시대가 소속된 SM엔터테인먼트 산하 레이블 스테이션(Station)에서 싱글 두 장을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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