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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대 Oct 20. 2021

데스메탈코리아100-103: 사하라 외

* '데스메탈코리아'는 일본 작가 미즈시나 테츠야가 쓴 <한국메탈대전: 데스메탈코리아>를 번역한 것입니다. 한국 헤비메탈 팬들을 위한 이 번역은 책에서 다룬 마지막 앨범 [At The Kill]까지 계속 이어집니다.




사하라

[Self Ego](1996, LG VOLT)




1986년 결성된 5인조의 두 번째 작품. 북유럽 메탈 영웅 로열 헌트를 발굴한 테이치쿠 레코드(Teichiku Records) 산하 메탈 마니아(Metal Mania) 레이블을 통해 일본에서도 발매됐다. 보컬이 교체(*우정주에서 이재호로 바뀌었다)됐고, 인재홍(기타)은 미국 기타 명문 학교 GIT에서 2년간 유학한 실력을 유감없이 뽐낸다. 정통 하드록/헤비메탈 노선이었던 데뷔작과 달리 프로그레시브 메탈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8곡 중 4곡이 영어 가사에, AC/DC의 'Ballbreaker'(1995)에서 보조 엔지니어로 활약한 브랜든 해리스가 믹싱, 마스터링을 맡았다. 드림 시어터나 심포니 엑스에 육박하는 완성도를 자랑했지만 앨범을 내고 3개월 뒤인 1997년 11월 한국이 IMF 외환위기에 직면하면서 사하라도 어처구니없이 해체하고 말았다.



크럭스(Crux)

[Elapse With The Relapse](2015, 윈드밀 엔터테인먼트)




한국 하드록/헤비메탈계 베테랑들이 모인 옴니버스 앨범 [Friday Afternoon III]에 참가한 5인조가 뜻밖의 재결성 뒤 오랜 이력을 뒤로하고 낸 첫 번째 풀렝스 앨범. 사하라와 마찬가지로 프로그레시브 메탈이지만 우도 디르크슈나이더(Accept, UDO)를 떠올리게 하는 Sebastian W. Suh(보컬)의 쇠 비린내 나는 탁성 샤우팅엔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모두 영어 가사로, 3번 트랙 'Sell-Soul-Sold'와 8번 곡 'Zero Gravity'는 뮤직비디오도 따로 만들었다. 마지막 곡 'Time Travel: Episode 1'은 앞서 말한 [Friday Afternoon III]에 수록된 곡을 리메이크한 것이다. 밴드는 사반세기 가까운 침묵을 깨고 홀린 듯 정력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데, 2016년엔 말레이시아에서도 공연했다.



가이아(Gaia)

[Nostalgia](2004, 에볼루션 뮤직, YBM 서울)




중국의 얼후(二胡, *중국의 전통악기)를 닮은 민속악기 해금과 바이올린, 키보드 주자까지 포함한 혼성 6인조(라이너 노트에선 7인조로 표기) 포크 메탈 밴드의 첫 번째 풀렝스 앨범. 간간이 남성의 그로울링을 감싸며 포크 선율을 자아내는 사운드는 애쉬스 유 리브(Ashes You Leave, *크로아티아 둠/고딕/데스 메탈 밴드)나 엘베이티(Eluveitie, *스위스 포크 메탈 밴드) 등 유럽의 닮은꼴 밴드들에 가깝고, 싱어 강인성의 아리따운 미성은 샤론 덴 아델(위딘 템테이션)에 육박한다. 인더스트리얼 요소를 가미한 'The Human Abstract'는 커버넌트(The Kovenant, *노르웨이 인더스트리얼 메탈 밴드)를 커버한 곡이다. 가사는 낭만적인 'The Doll'과 한국의 대선배인 부활을 커버한 '비와 당신의 이야기' 두 곡만 한국어이고 나머지는 모두 영어 노랫말이다.



프로미넌스(Prominence)

[Reminder](2012, 자체 제작)




대한민국 제4의 도시 대구에서 1987년 태어나 지금은 서울에 사는 강재성의 원맨 밴드가 홈레코딩으로 만든 4곡짜리 프로그레시브 메탈 EP. 드림 시어터와 똑 닮은 'Z'로 시작해 다음 곡 'Opaque'에선 드림 시어터 풍 악기 배틀을 홈레코딩으로 재현한 흔적들이 눈에 띈다. 연주곡 'Pendulum' 등에선 제네시스, 예스 같은 왕년의 영국 프로그레시브 록 선조들을 닮은 건반 음색이 튀어나오고 타이틀 곡은 어쿠스틱 기타로 막을 여는 등 의외로 스타일 폭이 넓다. 싱어로서 강재성은 부드러운 음색을 지닌 편인데 전형적인 헤비메탈/하드록 창법과는 궤가 다르지만, 어떤 곡도 요령 있게 불러내는 모습이다. 그는 과거 삼성전자 광고음악과 전 카라(KARA) 출신 구하라의 뮤직비디오를 제작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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