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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대 Oct 04. 2022

음악책을 리뷰한 음악책

장정일 <신 악서총람>

1편과 마찬가지로 음악 관련  또는 음악 책이 아니어도 음악 담론을 이끌어낼  있는 책들(예컨대 니체의 '비극의 탄생'이나 부르디외의 '구별짓기', 카뮈의 '페스트' 같은) 토대로 저자만의 박학다식 촌철살인 문장(그는 데이비드 보위를 "탈주의 예술가"라고 했다) 장르 구분, 시대와 세대 구분, 나라 구분 없이 치밀하게 갈아넣었다.


다룬 책들 중엔 내가 이미 읽은 책도, 읽고 싶었지만 지나친 책도 있었다. 김용석의 '김광석 우리 삶의 노래'와 마크 블레이크의 'Wish You Were Here', 베른하르트의 '몰락하는 '가 전자라면 마크 더핏의 '팬덤 이해하기', 모리스 비앙의 '너희들 무덤에 침을 뱉으마', 김종구의 '오후의 기타'는 후자겠다.

그리고 가지고 있는 책들은 자연스레     됐고, 글을 읽은  읽고 싶어진 책들은 그때그때 서점 장바구니에 담았는데 브래드 톨린스키/앨런 디 퍼나의 '굉음의 혁명' 사이먼 레이놀즈의 '레트로 마니아' 정도를 다시 뒤적였다면, 애덤 브래들리의 '힙합의 시학'과 파스칼 키냐르의 '음악 혐오'는 아래 문장들을 보고 나중에 사기로 마음먹은 것들이다.


대부분 사람들이 시를 외면한다. 대부분의 시가 사람들을 외면하기 때문이다

음악은 언어가 없는 장소것처럼 보이지만, 세상의 모든 언어가 깃들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특히 책 막바지에서 다룬 조지 오웰의 고전 '1984'가 음악 담론으로 흘러드는 장면은 꽤 장관이었는데, 오웰이 해당 소설로 "CCTV 발명했다" 말하는 저자는 홀로 노래 부르는 일이 개인의 내면으로 침잠하는 행위에다 사적인 감정을 배양하는 행위여서 무릇 독재자들은 합창을 좋아한다고 썼다. 이는 '1984'가 품은 정치사회적 핵심 주제를 정확히 관통하는 음악적 견해란 점에서 탁월하다.


백문이불여일독. 음악과 문학, 역사와 인문학, 무엇보다 '글쓰기'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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