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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대 Feb 28. 2023

'이별'이라는 구체적인 아픔

'어쩌면' 박은우


 노래는 일상의 이별을 다루고 있다. 일상의 이별은 '냄새' '색감' 담지한 헤어짐이다. 다수에겐 흔할지언정 개인에겐 잊을  없는 구체적인 아픔이다. 건반과 현악의 도입부는 그래서 매일 맡는 새벽 공기 마냥 스산하다. 이어 들어오는 이별한 (박은우) 목소리. 의외로 담담하다. 담담해서  슬프게 들린다. 하지만 담담해 보이는  슬픔에는 분명 결이 있다. 곡의 중앙에서 곡을 부풀리는 스트링의 구성(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마치  슬픔의 단계를 하나씩 꺼내보이기 위한 음악적 장치처럼 느껴진다. 발라드의 낭만을 절정으로 이끄는 드럼과 베이스가 어느새 가수 곁에 와있고 발라드의 눈물을 지배하는 일렉트릭 기타 솔로는 한발 뒤에서  가수가 손꼽아 바라는 재회의 간절함을 대변한다.  사이 조금씩 자라던 스트링은  부당한 이별을 되돌리기 위해 곡의 마지막에서 하염없는 멜로디의 입김을 뿜어낸다. 겨울의 이별 발라드. 노래를  김소은과 노랫말을 쓰고 부른 박은우는 아마도  전제를 가슴에 품고 창작의 여정을 시작했으리라. 따뜻한 음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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