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김세황
솔로 구간: 1분 59초 ~ 2분 26초
'Show'는 김동률이 만든 곡이다. 거의가 쓸쓸하고 그리운 김동률의 음악 색깔을 돌이켜보면 꽤 의외의 분위기지만, 근래 그의 신곡 '황금가면'을 떠올려보면 이것이 김동률식 뮤지컬 곡의 시발점일지도 모르겠단 생각도 든다. 김동률은 자신이 고등학생 때 김원준이 전성기를 보내는 모습을 보고 이 곡을 썼다. 둘은 꽤 친한 사이여서 언젠가 가수 김혜림의 집에 모였을 때 김동률이 'Show'의 존재에 관해 운을 띄웠고, 다시 어느 비 오는 날 김동률이 잠옷 차림으로 김원준의 집에 가 직접 곡을 불러주었다고 한다. 당시 노래를 듣고 있던 김원준의 눈엔 김동률을 뺀 모든 것이 흑백으로 보였다고.
김동률은 만든 건 자기지만 본인이 부르기엔 좀 아닌 듯하다며 김원준이 이 곡을 불러주길 바랐다. 단, 자신이 원하는 사람들과 편곡을 포함한 모든 걸 구상 또는 구성할 테니 돈은 김원준에게 대 달라는 전제였다. 그렇게 김형석이 프로듀서를 맡고 연주는 넥스트를 포진, 백코러스엔 조규찬과 김동률, 그리고 차진영이 참여했다. 최초 모니터에선 '상상'이란 곡이 김원준 5집을 대표할 예정이었지만 과거 '너 없는 동안'을 하우스로 편곡해주기도 한 프로듀서 김형석은 물론 넥스트의 신해철까지 "이게 5집 타이틀이다. 되든 안 되든 무조건 이걸로 가라"며 적극 추천해 최종 타이틀 트랙이 됐다.
백 밴드가 넥스트였으니 기타 솔로는 당연히 김세황의 몫이었다. 더블 타임 비트로 앞만 보고 달리는 드럼과 곡 후방을 든든하게 엄호하는 신시사이저에 비해 일렉트릭 기타의 거친 톤은 믹스에서 많이 묻혔지만 1분 59초부터 불타오르는 기타 솔로 만큼은 그 모든 걸 뒤로 하고 곡의 중심에 우뚝 선다. 벤딩과 비브라토로 천천히 탐색해 들어오다 하모니를 강조한 80년대 헤비메탈 속주를 거쳐 화려한 스티브 바이 스타일을 마지막에 내리꽂는 릭(licks)의 3단 변신은 이 곡을 단순한 팝 댄스곡으로만 기억해선 안 되는 가장 강력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