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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대 Aug 12. 2023

[가요名기타솔로] 김원준 'Show'



기타: 김세황

솔로 구간: 1분 59초 ~ 2분 26초


'Show'는 김동률이 만든 곡이다. 거의가 쓸쓸하고 그리운 김동률의 음악 색깔을 돌이켜보면 꽤 의외의 분위기지만, 근래 그의 신곡 '황금가면'을 떠올려보면 이것이 김동률식 뮤지컬 곡의 시발점일지도 모르겠단 생각도 든다. 김동률은 자신이 고등학생 때 김원준이 전성기를 보내는 모습을 보고 이 곡을 썼다. 둘은 꽤 친한 사이여서 언젠가 가수 김혜림의 집에 모였을 때 김동률이 'Show'의 존재에 관해 운을 띄웠고, 다시 어느 비 오는 날 김동률이 잠옷 차림으로 김원준의 집에 가 직접 곡을 불러주었다고 한다. 당시 노래를 듣고 있던 김원준의 눈엔 김동률을 뺀 모든 것이 흑백으로 보였다고.


김동률은 만든 건 자기지만 본인이 부르기엔 좀 아닌 듯하다며 김원준이 이 곡을 불러주길 바랐다. 단, 자신이 원하는 사람들과 편곡을 포함한 모든 걸 구상 또는 구성할 테니 돈은 김원준에게 대 달라는 전제였다. 그렇게 김형석이 프로듀서를 맡고 연주는 넥스트를 포진, 백코러스엔 조규찬과 김동률, 그리고 차진영이 참여했다. 최초 모니터에선 '상상'이란 곡이 김원준 5집을 대표할 예정이었지만 과거 '너 없는 동안'을 하우스로 편곡해주기도 한 프로듀서 김형석은 물론 넥스트의 신해철까지 "이게 5집 타이틀이다. 되든 안 되든 무조건 이걸로 가라"며 적극 추천해 최종 타이틀 트랙이 됐다.


 밴드가 넥스트였으니 기타 솔로는 당연히 김세황의 몫이었다. 더블 타임 비트로 앞만 보고 달리는 드럼과  후방을 든든하게 엄호하는 신시사이저에 비해 일렉트릭 기타의 거친 톤은 믹스에서 많이 묻혔지만 1 59초부터 불타오르는 기타 솔로 만큼은  모든  뒤로 하고 곡의 중심에 우뚝 선다. 벤딩과 비브라토로 천천히 탐색해 들어오다 하모니를 강조한 80년대 헤비메탈 속주를 거쳐 화려한 스티브 바이 스타일을 마지막에 내리꽂는 (licks) 3 변신은  곡을 단순한  댄스곡으로만 기억해선  되는 가장 강력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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