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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대 Dec 02. 2024

나누고 배려했던 가수들의 미담

이 글은 오운문화재단 격월지 <살맛나는 세상> 11+12월호에도 실렸습니다.


남을 챙기고 남과 나누는 걸 흔히 ‘복 짓는 일’이라고 합니다. 당장엔 손해 보는 것 같아도 무심코 베푼 선행이 나중엔 더 좋은 일로 나를 찾아오리란 얘기일 겁니다. 반대로 남보다 나를 먼저 챙기고 베푸는 데 인색한 사람들은 당장은 만족스러울 수 있어도 인정에 깃든 고유의 보람을 경험할 순 없을 테죠.     


음악계에도 그런 ‘나눔’이 있습니다. 크게 공공연한 것과 사적인 것이 있겠는데요. 가령 아이유나 테일러 스위프트처럼 통 큰 기부를 하거나, 슈퍼스타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파바로티와 친구들’이라는 이름을 걸고 행한 자선콘서트 등은 전자에 해당하죠. 그와 달리 무명의 후배를 자신의 무대에 세워주는 유명한 선배 가수, 또는 후배의 어려운 사정을 알고 어떤 식으로든 보탬을 준 선배들의 이야기는 후자에 속합니다.     


이번 시간엔 그중 후자,  일상에서 겪은 유명 가수들의 나눔과 배려 이야기를 만나보려 합니다. 얼마 남지 않은 갑진년.  따뜻한 미담들이 여러분 모두의 행복한 송구영신(送舊迎新) 기여할  있으면 좋겠습니다.     


‘기억 속으로’ 이은미 (1992, 문화레코드)




가수 이은미는 무명일  자신을 가장 많이 챙겨주고 밥도 제일 많이 사준 선배를  김광석으로 기억했습니다. 변변한 자기  하나 없는 완전한 아마추어였던 그를 본인의 투어 공연 무대에 세워준 사람 역시 고인이었다죠. 그렇게 이은미는 선배의 보살핌에 힘입어 1992 ‘기억 속으로라는 노래로 마침내 훨훨 날아오릅니다.     


‘짠짜라’ 장윤정 (2005, 인우프로덕션)




인기 트로트 가수 박서진은 2011년 ‘스타킹’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에 ‘리틀 장윤정’으로 출연한 적이 있습니다. 박서진은 해당 방송에서 어머니의 암 투병 사실을 밝혔는데요. 사연을 들은 장윤정은 방송 녹화 다음날 거금을 박서진에게 입금해 줍니다. “(장윤정 선배님은) 우리 가족을 살려주신 분입니다.” 그런 박서진이 가수를 꿈꾸게 된 계기 역시 장윤정의 ‘짠짜라’였다고 하네요.     


‘비밀’ 부활 (2011, 부활엔터테인먼트)




가수 박완규는 가수 생활을 그만둘까 고민했을 정도로 8년 가까이 슬럼프를 겪은 적이 있다고 합니다. 그러던 2011년 1월, 부활의 김태원이 후배에게 손을 내밉니다. 바로 ‘부활 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 중 한 곡인 ‘비밀’을 박완규에게 준 거죠. 몸과 마음이 모두 지쳐있던 후배에게 선배가 건넨 기회는 그대로 박완규의 ‘부활’을 이끌어냅니다.     


‘모든 날, 모든 순간’ 양희은 (2022, SLL/㈜쇼플레이)




가수 양희은은 서른 나이에 난소암 시한부 판정을 받습니다. 수술을 해야 했지만 통장 잔고는 수술이 불가능하다고 말하고 있었죠. 그때 손을 내밀어준 사람이 가수 윤형주였습니다. 그는 후배의 사정을 듣고 의료보험과 가수협회 쪽을 “백방으로 뛰어다니며” 수술비를 마련해 줬다는군요. 이 노래의 가사처럼 윤형주는 “불안했던 나(양희은)의 고된 삶에, 한줄기 빛처럼 다가와”준 사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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