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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규리 Nov 22. 2022

어떤 AE가 될 거니?

선배들은 '어떤 AE가 될 것인지에 대한 답'을 반드시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 질문에는 타인은 불가능한 나만의 강점을 발견하여 그 강점의 완성도를 높여두라는 선배들의 바람이 담겨있었다. 그런 이야기를 해주는 선배들을 만난 건 정말 행운이었다고 생각한다.


‘천재가 아닐까?’ 싶은 선배들과 일하며 나는 내가 어떤 강점을 가지고 갈 수 있을지가 늘 궁금했다. 도저히 기획서 쓰는 걸로, 제작 아이디어를 내는 걸로 나의 토대를 갖추지는 못할 거 같은데… 그런데 적응하다 보니 저마다의 전문 분야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아주 사소한 일이지만, 광고주 정서만큼은 내가 가장 잘 알고, 요청도 여유 있게 잘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자신감을 느끼게 되니 똑똑한 선배들과 있어도 기죽지 않을 수 있었다. 벙어리같이 앉아있던 회의 시간에 의견을 내기 시작했고 (광고주는 OO 안을 내부에서 선호해요, OO 한 포인트는 지양하는 게 좋아요와 같은), 업무 요청을 하며 늘 눈치 보던 제작팀에게도 원활히 업무 요청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능청스럽고 사교스러운 성격은, 아주 사소하지만, 업무에 공헌한 바는 컸다.


1) 광고주와의 관계 : 효과적인 업무 커뮤니케이션과 협업 강화

대개 광고주와 미스 커뮤니케이션이 나는 이유는 중간보고 과정이 면밀하게 이루어지지 않거나, 애매한 것을 명확히 물어보지 않거나, 광고주 내부 이슈나 정서가 공유되지 않아서이다. 이때 부담 없이 연락을 할 수 있는 광고주가 있다는 것은, 중간에 진행되고 있는 시안을 보여주며 이것이 생각하는 방향이 맞는지를 검토하거나-지나친 형식을 배제하고-, 내부에 공식적으로 말 못 할 이슈를 확인한다거나, 내부의 Key Man이 누구인지 아는 데에 도움이 되었다.



2) 사내 : 개방적이고 솔직한 업무 커뮤니케이션, 동료의 지지 확보

AE는 누구에게나 ‘죄송한’ 존재다.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같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사이이지만, 광고주 요청이 갑자기 바뀌거나, 일정이 급하거나, 여러 버전이 필요하거나… 하면 상황에 대한 이해를 구하고, 프로젝트를 다시 잘 끌어가는 몫은 ‘AE’가 된다. 이 경우 회사 사람들과 친하면, 업무의 배경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양해를 구하는 관계가 될 수 있었다. 가령 제작팀에게 ASAP으로 요청하는 상황에서도 ‘광고주 요청이니 해주세요’가 아니라, ‘이런저런 배경으로 그렇게 됐는데 저희도 죽겠어요. 이런 상황인데 힘드시겠지만, 부탁 좀 드립니다.’라고 동정심을 끌어내고, 융통성 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점들. 어차피 해야 하는 일이라면, 기분 좋게 요청하고 기분 좋게 받아들이면 불필요한 감정 소모가 적어진다.


네가 잘하는 걸 찾고 그걸 강점으로 만들어

스스로 빛이 나는 방법을 찾게 해 준 선배들의 멋진 질문. 이건 광고회사에서 내가 살기 위해 찾은 꼭 필요한 생존 기술이자 선배들이 준 큰 가르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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