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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규리 Jan 20. 2023

요즘 제로만 먹어요. 왜냐면

단맛은 그대로, 칼로리는 줄인 '제로 칼로리' 열풍

평소에는 안 가리고 먹지만, 음료를 먹을 땐 조금 까다롭다. 음식점이건 영화관이건 '제로 사이다‘가 있는지를 살펴, 가능한 무설탕 버전으로 마신다.

‘조금 맛없으면 어때, 적당히 맛있게 먹고 살 안 찌면 최고지!'

이렇게 내가 좋아한 제로는 이제 음료를 넘어 디저트, 주류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0kcal? 진짜 제로?

제로음료는 설탕이나 액상과당 대신에 칼로리가 적은 '아스파탐', '알룰로스', '스테비아', '수크랄로스' 등 인공감미료 사용해 단맛을 구현한 걸 말한다. 단맛은 유지하되 칼로리와 당 섭취를 줄였다. 식품성분표기규정에 따라 식품 100ml당 4kcal 미만, 당 0.5g 미만일 경우 '제로'라 표기할 수 있다. 그렇기에 완벽한 0kcal는 없다. 하지만 이 정도 양은 혈당에 직접 영향을 주지 않아 당뇨병 환자가 먹어도 부담이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세계는 지금 '제로열풍'

작년 한 해 동안 세계에선 무려 432조 원어치의 탄산음료가 팔렸는데, 그중 18%(약 80조 원)가 제로 음료였다. 한국은 이 트렌드가 더욱 강해지는데, 한국은 전체 판매량 중 24%(약 9500억 원)을 제로 음료가 차지했다. 무려 음료 4캔 중 1캔이 '제로'로 팔린 것이다.


그런데 신기한 건, 이 제로 기술은 최근의 것이 아니라는 거다. 일례로 칠성사이다 제로는 이미 2011년 출시된 바 있었다. 매출 부진으로 2015년 단종되었는데 제로칼로리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며 6년 만에 재출시됐다.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제로음료는 맛없다'는 반응이 주였다. 그런데 지금 와서 잘 팔리는 이유는?


① 코로나 19

2019년만 해도 무설탕 트렌드에서 한국은 크게 뒤처져 있었다. 국내 제로 칼로리 탄산음료 시장은 2019년 전체 비중의 6.8%밖에 되지 않았는데 3년 새 24.9%로 성장했다. 그렇다면 2019년 기점으로 급상승한 건데... 코로나 *19의 영향이 있는 것도 확실하다.  (코로나는 2019년 말 처음 인체 감염이 확인되었기 때문에, 코로나-19로 명명되었다.) 코로나19로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제로칼로리 음료판매량이 증가하는 추세가 생긴 것.


② 헬시 플레저 Healthy Pleasure

헬시 플레저란 단어 그대로 Healthy(건강한)와 Pleasure(기쁨)이 합쳐진 단어로, 건강을 더 즐겁게 관리하는 것을 뜻한다. 기존에는 '건강 관리=고통스러운 것'이라는 인식이 퍼져있었는데, 헬시 플레저는 괴로움이 아닌 '즐거움'에 초점을 맞춘 건강 관리법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제로칼로리'로 무장한 음식은 소비자에게 좋은 대안이 된다.


③ 세계적 설탕 규제

'설탕세' 도입도 제로 열풍에 한몫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과도한 설탕 섭취가 만성 질환"을 부른다며 기업이 쓰는 설탕에 세금을 매기기 시작했다. 2016년 설탕세 부과를 시작한 이래 세계 50개 나라로 설탕세가 확대되었다. 그러니 음료회사도 제로 음료 시장에 관심을 둘 수 밖에!


④ 기술의 발전

단 맛을 구현하는 기술 또한 발전되었다. 설탕을 대체하는 감미료 종류가 다양해졌다.

과거에는 설탕의 200배 단맛을 가진 아스파탐이 주로 쓰였다면, 지금은 설탕보다 단맛이 600배 강한 수크랄로스, 200배 단 아세설팜칼륨 등 10개도 넘는 감미료가 함께 쓰이며 '단맛'을 정말 설탕에 가깝게 구현하고 있다.


소주까지 제로시대

소주도 살이 쪄? 싶지만, 한 병이 400kcal 안팎 한다는 사실...


제로소주 시대를 연 '새로'는 작년 9월 출시 후 한 달 만에 680만 병, 2달 만에 1,000만 병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경쟁사 하이트진로의 '진로이즈백'의 열풍보다 빠른 속도다.


롯데주류에서 처음처럼 이후 16년 만에 선보인 소주 신제품은 진로이즈백을 이기고,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롯데칠성음료가 2022년 9월 출시한 무설탕 소주 '새로'


향후 전망

롯데제과의 무설탕 디저트 브랜드 제로(ZERO)는 출시 한 달 만에 20억 원의 판매고를 올렸고, 이런 현상에 힘입어 '제로 열풍'은 카페 브랜드에까지 확장되었다.


스타벅스 - 일회용 설탕 대신' 나트비아' 라는 감미료 배치

메가엠씨지커피  -  '타임 투 헬시' 토핑 옵션 제공 (스테비아, 아몬드밀크, 라이트 바닐라 시럽)

디저트 39 - 알룰로스를 사용한 저칼로리 다이어트 음료 판매



Writer's Note

나도 모르게 '제로 슈가' 열풍에 스며들고 있었다. 식당에서도, 영화관에서도, 편의점에서도 곧 죽어도 '제로'를 찾으니 말이다. 처음 계기는 편의점의 제로 제품 1+1, 2+1 행사 때문이었는데, 내가 알던 단맛과 별 차이 없는데 0칼로리니 선택 안 할 이유가 없었다.


<나 혼자 산다>에서 한혜진 씨는 "살을 못 빼는 분들의 특징 중 하나가 끊임없는 자기 합리화"라 이야기했다. 그런데 '제로 식품군'은 다이어트 정신승리가 필요 없다. 


맛있는데 0칼로리! 편하고 훌륭한 대안이다.


날로 다양해지고, 더 맛있어지는 제로열풍은 우리를 조금 더 건강하게 만들고 있다. 앞으로 무설탕 제품이 얼마나 더 감쪽같은 단맛으로 우리 입맛을 사로잡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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