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보다 중요한 가치?

내 그릇의 크기는 어느 정도일까? #에세이 #마인드셋 #다짐

by 전종목

강사로 자리 잡은 후로 충분한 수준의 경제적 수익을 벌어온 것 같다. 더 욕심 냈다면 연간 최소 수천은 더 벌 수 있었다. 하지만 나는 동료들의 성장을 위해 강의 기회를 양보하며 추천하는 것을 좋아했다. 사실 양보한 후 생색을 내는 것을 더 즐겼지만. 어쨌든 월세와 생활비가 꽤 무거웠지만, 그를 충당하고도 작은 기부나 투자, 가족여행을 다닐 정도로 충분한 재정적 안정성을 가지고 지냈다.


하지만 힘든 시간이 찾아왔다. 재미 삼아 본 사주에서 힘든 시간이 올 것이라는 말을 듣고 가볍게 넘기며, 그 이후 좋아진다는 이야기만 귀를 기울였던 것이 17년 중순이었다. 그런데 역술인의 말처럼 18년도부터 시작된 내 지난 3년의 고난은 정말 18 소리가 절로 나오는 기간이었다. 아내는 내가 욕 안 하고 사는 게 보살이라고 할 정도로 여러 종류의 고난이 쿠팡 로켓 프레시처럼 부지런히 찾아왔다.


재정적 어려움이 찾아온 것도 18년도부터였다. 훨훨 날아갈 것만 같았던 성장은 멈췄고, 자신 있게 투자를 요청했던 지인이 곤경에 빠져 개인 융자까지 요청해왔다. 내 천성이 남을 돕고 생색내는 걸 즐기는지라, 또 워낙 배운 대로 하기 싫어하는 성미라 그런지, 가까운 사이에 돈거래하지 말라는 옛 선현들의 가르침을 그대로 어기고 큰돈을 빌려주었다.


결국 그는 파산을 했고 나는 좌절했다. 폐부를 찌르는 후회와 배신감, 왜 가장 고마운 사람인 내게 피할 기회를 먼저 마련해 주기는 커녕 더 깊은 나락으로 끌고 내려간 거냐고, 저스디스처럼 폭풍 래핑을 해주고 싶었다. 그렇지만 내 마이너스를 플러스로 바꿔내는 원천적인 재능은 나를 선하고 큰 사람으로 이끌었다. ‘사람 죽는 걸 막은 값이면 싼 것 아닌가? 내 인생에 언제 사람 구해보겠나. 장기 투자라고 생각하고 지내자.’라는 마음으로 그를 기다려 주기로 했고, 가장 좋은 위로자와 충고자가 되어 주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 정도면 재정적 재난은 그만 찾아와야 하는데, 내 악운이 강하긴 강한 지 전 세계적인 재정난을 끌고 와버렸다. 작년 코로나로 강의가 취소되거나 미뤄지면서 역대 최저 수입을 기록한 것은 약과. 대한민국 부동산 정책 실패와 코로나라는 역대 최강의 콤비 덕에 내가 엄청난 자산을 투자한 회사도 휘청거린다. 엄청나게 큰 금액을 투자한 곳이라, 상상조차 하기 싫었던 상상을 하게 되는 상황이 되었다.


사실 내 금액의 아주 일부분도 안 되는 금액만으로도 화병으로 몸 져 눕거나 세상을 뜨기도 하고, 가족이나 친척, 친구 간에 살인도 일어나는 세상에서, 어쩌면 나는 지나치게 무신경하거나 안일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누군가를 쥐어짜고 사지로 내몰 만큼 모질거나 단호하지 못한 유약한 사람인지도 모른다.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준비는 하되, 성급하게 돈을 위해서 달려드는 일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나는 잘 살아가고 있고, 앞으로도 잘 살 자신이 있다는 것이다. 이 지경에도 나에게 모진 말을 하기보다 격려해주고 위로해 주는 아내가 있고, 경제적인 스승이 되어 귀한 가르침을 주시는 든든한 아버지도 계시다. 무려 1000해 원이라는 듣도 보도 못한, 말도 안 되는 돈을 벌겠다 선언하는 차세대 거물인 아들도 무럭무럭 커가고 있다.


인생에 돈보다 중요한 가치가 있는가? 나는 있다고 믿는다. 그걸 증명한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돈 만한 가치가 별로 없다는 것도 인정한다. 다만 내가 믿는 것은, 그래도 나는 돈보다 귀한 것을 아는 사람이며, 이렇게 돈 위에 서서 살아갈 수 있다면 지금 내가 다른 이를 배려하고 있는 이 금액보다 훨씬 더 큰 금액과 여유, 행복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내 그릇은 이 정도 고난은 우스울 정도로 아주 크고, 더 깊고, 가치 있다.

나는 나를 믿고, 삶의 올바름을 믿고, 귀중한 가치를 믿는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누군가에게 회상될 나를 상상해 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