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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종목 Mar 23. 2021

무대공포증 해결법 #2미소 짓기

시작할 때 미소 한 번이 만드는 변화 #긴장 #공포 #스피치 #떨림

"코치님 말씀대로 미소를 지으며 시작했을 뿐인데, 모든 것이 달라지더라고요. 

마치 뇌가 열리는 것 같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저를 바라보는 분들의 표정, 보내주시는 에너지가 달라진 걸 느낄 수 있었어요."


최근 어떤 분께 짧은 코칭을 해 드리고 받은 피드백이다.  

첫 스피치 코칭을 했던 13년도부터 변하지 않는 디렉션이 하나 있다. 스피치 시작 때 미소 지으라는 것. 

특별히 표정을 신경 써야 하는 내용(부고, 범죄 등에 관한 이야기 등)을 제외한 거의 모든 장르의 스피치에서 화자는 청중을 향해 미소 지어야 한다. 

청중을 위해서도, 화자 본인을 위해서도. 


교육은 어쩌면 사람이 가진 본능을 극복하기 위한 훈련일지도 모른다. 특히 위험을 감지해서 도망쳐야 한다는 본능. 너무도 강력해서 의지적으로 조절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편도체라는, 행동 중추 바로 옆에 존재하는 뇌의 기능이다. 그만큼 강력하고 빠르게 반영된다. 


해당 기능은 새로운 환경에서 더욱 강하게 반응하는데, 스피치가 어려운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스피치를 하는 상황은 새로운 공간, 새로운 청중인 경우가 대부분인 데다가 다수에게 무언가를 이야기한다는 것은 대부분 평가가 동반되어 본인에게 큰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우리의 편도체는 열심히 반응할 준비를 바짝 한 상태가 되는 것이다. "조금만 더 불안하면 도망치자!"


이런 상황에서 아무리 '편안히 마음먹으세요. 친구를 보듯 청중을 바라보세요.'라고 주문을 해도 그게 말처럼 쉬울 리 만무하다. 


더 재미있는 것 하나는 청중도 내 이야기를 듣기 전 긴장을 한다는 것이다. 청중이 되는 즉시 화자에 대해 자기도 모르게 평가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어떤 이의 스피치든 간에 머릿속에 '괜찮은' 사람이 이야기하기를 원하게 된다. 그 '괜찮음'을 결정하는 요소는 화자는 '나에게 우호적인가'이다. 


즉 화자도, 청중도 모두 서로에 대해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빠르게 탐색하는, 엄청난 눈치싸움이 스피치 시작 1~2초 만에 오가게 되는 것이다. 그런 청중에게 화자가 딱딱한 표정과 긴장된 목소리로 말을 건넨다고 생각해 보라. 청중은 나를 '우호적'이지 않은 상대로 인식하게 된다. 우리는 우호적이지 않은 상대에게 긍정적 에너지를 보내지 않는다. 청중의 차가운 에너지는 화자에게 놀라운 속도로 전달되어 편도체를 자극한다. 긴장과 불안을 주고 위축되게 만든다. 본 실력이 나올래야 나올 수 없는 것이다. 


그럴 때 가장 강력한 처방 중 하나가 미소 짓기다. 

마음먹은 대로 몸이 가는 게 아니라 몸이 마음을 이끄는 경우가 많다. 긴장되고 불안할 때일수록 움츠러들지 말고 몸을 이완시키고 적극적인 행동을 해야 한다. 하지만 스피치를 앞두고 몸을 움직이는 것도 쉽지 않을 때, 가장 쉽고 편안하게 할 수 있는 처방이 미소 짓기다. 청중을 위해, 자신을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적극적인 노력인 것이다.


청중의 긴장감을 낮추고, 호감을 줄 수 있는 방법이며, 편도체에 안정감을 제공하여 자신이 가진 역량을 발휘할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바로 미소 짓기다. 


힘들 때 웃는 자가 1류라던가?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어서 행복한 거라는 말도 있었지?

두 말에 100퍼 공감하는 건 아닌데, 그래도 맞는 부분이 있다. 

긴장하지 않아서 웃는 게 아니라, 웃음 덕에 긴장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떨리는 자리에서 말해야 한다면 미소 한 번 지어보자. 연습을 해서라도 말이다. 

쉽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 효과는 보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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