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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종목 Feb 26. 2023

출근하고 싶은 직장의 요건

'출근하고 싶은 ㅇㅇㅇ'


올해 서울시를 비롯해서 다양한 지자체에 자문 요청을 받고 있다. 



그 중 한 곳의 슬로건이 참 멋졌다. '출근하고 싶은 ㅇㅇㅇ'라니. 

그 곳에서 전문가로서 한 마디 이야기 해 달라고 요청하셔서 했던 말이다.



“출근하고 싶은 직장이 슬로건인데, 사실 전 회사에 출근하는게 참 좋더라고요. 그런데 직원들은 그렇지는 않은 것 같더군요”



사람들의 웃음을 뒤로 하고 말을 이었다.



“그 이유가 뭘까 하다가 깨달았습니다. 



첫 번째. 저는 출근하면 중요한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습니다. 창립 맴버에다가 이사이기도 하죠. 대표와 모든 이사진들, 리더들과 친하기도 하고요. 



두 번째, 저는 회사에서 ‘제 모습’으로 있을 수가 있습니다. 누구 눈치를 안 봐도 되고, 스스럼 없이 저 다운 모습으로 행동해도 누가 뭐라고 안 하거든요.



세 번째, 저는 회사에서 누구에게 어떤 말도 할 수 있습니다. 예의와 상식만 지키는 선에서 속에 있는 이야기를 다 할 수 있어요. 



그러니 저는 출근이 싫지 않은 겁니다. 



직원들은 저와 다르겠죠. 제가 있는 폴앤마크는 나름대로 조직문화가 자랑인 곳입니다. 



그렇지만 아직도 저 세 가지 요소를 모두가 갖췄다고 말할 수가 없어요. 아무리 그렇게 하라고 해도, 쉽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화라는게, 참 그렇죠.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중요한 사람이라는 느낌, 자기다울 수 있는 편안함, 거리낌 없는 대화. 이 세 가지가 없다면 일터는 힘들어 집니다. 



제가 10년 이상 강의를 하면서 만난 사람들에게 단 한 번도 벗어난 적 없는 질문이 있습니다. 



‘일이 어려운 직장 vs 사람이 어려운 직장’


어느 쪽을 고르실래요? 라는 질문입니다.



일이 왜 어려워 질까요? 


일을 잘 하기 위해서는 다섯 가지가 중요하다고 합니다. 


보상, 정보, 난이도, 책임, 권한



보상, 돈인가요? 보상은 돈이 전부가 아닙니다. 인정을 해 주지 않는 사람들과 일하는 게 더 고통스럽습니다.



정보가 없으면 일하기 힘들죠. 정보를 편하게 요청할 수 없는 사람과 분위기가 어려운 것입니다. 그걸 위해 시스템을 만든 것이죠.



난이도? 일이 내 능력보다 어려운 게 문제일까요? 


아닙니다. 내 능력보다 어려우면 도움을 청하고, 일의 정도를 조정해 달라는 요청을 편안하게 할 수 있다면 일의 난이도는 별 문제가 아닙니다. 그 말을 하기까지 얼마나 힘이 들겠습니까? 상상만 해도 떠오르는 비난과 눈치가 일터를 힘들게 만듭니다.



책임과 권한. R&R이 명확하지 않아서 힘들다고들 하죠. 명확하게끔 대화하면 됩니다. 그걸 못 하게 만드는 상황과 사람, 분위기가 문제입니다. 그레이 존이 힘들다고 합니다. 대화가 원활하다면 생기지도 않을 문제입니다.



이 곳이 출근하고 싶은 곳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서 준비하신 좋은 교육과 복지, 방안들에 공감합니다. 무엇보다 오늘 이 자리가 좋은 메시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ㅇㅇㅇ은 직원인 당신들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라는 메시지 말입니다. 제가 그 과정에서 도움을 드릴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 편히 말씀해 주세요. 적극적으로 돕겠습니다. “



수많은 기업의 조직문화를 다루고 갈등관리를 하면서 결국 대화 뿐, 다른 답은 없다는 생각이 든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라는 카피는 틀렸다. 말하지 않으면 모른다. ㅇㅇㅇ기관의 훌륭한 의지가 제대로 실현되기를. 그 좋은 영향이 다른 곳에도 많이 확산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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