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전종목 Jul 19. 2020

쉽고 편한 생각정리 방법(2)

복잡한 고민,  문제들이 쌓여서 힘들 때 아주 좋아요!

샤워하며 정리한 메모를 바탕으로 최대한 객관적이고 거시적으로 문제를 정리해 봅시다. 


문제를 객관적으로 보게 하는 방법 중 추천하고 싶은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수치화입니다.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다. 관리할 수 없으면 개선할 수 없다.'는 말이 꼭 모든 사항에 걸맞지는 않지만, 수치화 작업은 대부분의 문제를 객관화시키는 것에 큰 도움이 됩니다. 

수치화를 위해 먼저 Factor들을 도출해 볼까요? 


저는 가장 강하게 떠오른 이사 문제에 관해 정리해 보았습니다. 저는 이 문제의 주 결정자인 저와 아내의 니즈들을 Factor로 두기로 했습니다.


현재 상태는 12월에 현 거주 월세 계약이 만료되는데, 아이 초등학교 통학이 어렵다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확인한 내용은 걸어서 등, 하교를 하기에는 아이 걸음으로 20분 이상 걸릴 것 같고, 주정차 공간이 없어 자가 차량으로 통학이 어렵습니다. 현 거주지 이웃의 사례를 확인해 본 결과 마을버스로 통학을 하고 있다는데, 초등학교 1학년이 왕복으로 버스를 타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 모르겠더군요. 보호자의 차비까지 하면 비용도 적지 않고요. 


그러던 차에 지인이 살고 계신 곳이 단지도 아주 쾌적하고, 무엇보다 초등학교가 단지 내에 있어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근린시설도 충분했고, 무엇보다 대단지라 커뮤니티 시설도 훌륭했습니다. 그런데 현 정부의 부동산 발표 때문에 매물도 충분치 않은 데다가 어떤 이유에서인지 확신이 들지 않아서 꽤나 큰 스트레스 요인이었습니다. 급하지 않은데도 신경이 많이 쓰였죠. 그래서 이번 기회에 정리를 좀 해보았습니다. 가장 큰 니즈는 당연히 문제 인식 그 자체에 들어있는 이유였습니다. 니즈 1. 초등학교 접근성 및 안전


아내와 대화하던 중 그녀의 두 번째 니즈가 있었습니다. 저를 위한 대중교통의 편의였습니다. 제가 운전을 안 하거든요. 해병대 수송 장교 출신인데도 면허가 없습니다 ㅎㅎ 운전 없이 강사 하기 굉장히 어려운데, 그 어려운 걸 제가 해냅니다. 물론 아내는 운전도 하고 차도 있습니다만, 저를 배려해서 대중교통이 편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서울역과 분당 사무실에 더 멀어지는 후보지는 현 거주지에 비해 편의성이 조금 낮아졌습니다. 니즈 2. 대중교통 편의성


제게 중요한 사항은 병원과의 접근성이었습니다. 효준이의 혈우병 주사약 때문인데요. 아내가 한 달에 한 번 정도 타러 가는데 너무 멀면 불편한 데다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대응할 수 있는 곳이 한정적이기 때문이죠. 역시 현 거주지가 워낙 가깝기 때문에 접근성 차이가 다소 생겼습니다.

니즈 3 혈우병 치료 가능 병원과의 접근성


그 뒤 논의하며 나온 것들이 위에 문제 인식 단계에서 나왔던 니즈 4 커뮤니티 및 아파트 시설, 니즈 5 공원 등 근린시설이었습니다. 이를 표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네요.                     



오, 현 거주지보다 무려 3점이나 앞서네요. 그럼 결정되었다고 생각했었는데, 뭔가 찜찜하더군요. 왜 그럴까 고민을 해 보니 미처 적용하지 않은 요소가 있었어요. 바로 금액입니다. 후보지 1이 현 거주지보다 15년 정도 새 아파트라서 월세가 더 높습니다. 니즈 6 비용


사실 기본 전제가 또 있었는데요. 청결도 였습니다. 현 거주지가 입주할 때 전부 리모델링되어 있어서 결정한 곳이었거든요. 그래서 청결도와 노후 정도가 지금 수준은 될 필요가 있었습니다. 이 둘은 거의 차이가 없어서 논의하지 않았었는데 그래도 추후 다른 후보지를 고민할 때에도 영향을 줄 것 같아서 적용해 봤습니다. 적다 보니 그래도 올 리모델링 후에 살고 있는 현 거주지가 조금은 나을 것 같더군요.

니즈 7 청결도 및 노후정도


표를 다시 적어보니 다음과 같았습니다.                    


왜 우리 부부가 초등학교도 안전하고 가깝고, 그토록 매력적이고 쾌적한 단지를 보고 와서도 마음이 엄청나게 움직이지 않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물론 우선순위의 가점을 두면 후보지가 현 거주지보다 높은 점수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만, 그 차이가 아주 크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수치화시키면서 한 번 깨닫고, 총점을 보면서 또 깨닫는 것들이 있습니다. 문제를 정리하고 객관화시키게 되면서 보지 못하고 있던 것들을 알게 되기도 하고, 의외의 해결책을 찾게 되기도 합니다. 무조건 초등학교를 품은 단지로 이사 가자!라고만 생각하던 저희 부부는 위에 적은 니즈들을 중심으로 다시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준비하고 있는 방안은 1. 위 조건에 더 점수가 높은 장소를 찾아보기, 2. 현 거주지에서 각 항목의 점수를 보완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다시 확인하기(ex: 초등학교 등하교 방안 학교&관련기관에 문의 등) 등입니다. 


생각을 정리하는 기법은 정말 많습니다. 하지만 기법은 수단이고, 수단은 수단일 뿐이죠. 

문제 자체에 대한 인식, 영향을 주는 요인, 목표, 이 세 가지를 명확하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어제, 오늘 제가 작성한 내용은 정리와 객관화를 통해 문제 인식과 영향을 주는 요인, 목표를 명확하게 만들어 줍니다. 

작가의 이전글 쉽고 편한 생각정리 방법(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