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전종목 Jul 28. 2020

"잘 들리는" 콘텐츠의 비밀

상대방에게 파고드는 도입부 만들기

"야. 이야기는 시작이 제일 중요한 거 알지? 초장에 확 끌어당겨야 해. 해 봐"


나는 떨리는 마음을 가다듬고 입을 열었다.


"하루아침에 힘들게 들어간 직장에서 해고된 저의 아픈 이야기, 그리고 그걸 극복하고 진정한 꿈을 향해 나아가는 지금의 제 모습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부디 잘 들어주세요."


"싫은데?"


"... 네?"


심드렁한 표정으로 그는 입을 열었다.

"내가  니 이야기를 들어야 되는데?"


나는 내 귀를 의심했다.


"무슨... 말씀이시죠?"


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을 이었다.


"왜 내가 그 이야기를 들어야 되냐고"


"아...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실직의 아픔을 극복하고 진정한 꿈을 찾는 이야긴데..."


"됐고, 난 직업을 잃지도 않았고, 꿈도 알아서 잘 찾아가고 있는데 그 이야기를 내가 왜 듣고 있어야 되냐고."


나도 모르게 발끈해서 목소리를 높였다.


"중요한 이야기잖아요! 의미 있고! 세상에 유익한 메시지니까요!"


그는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놀고 있네. 그 의미가 누구한테 의미 있단 건데? 


사람이란 건 원래부터 지가 최고야. 지가 세상에서 제일 중요하다고. 기본적으로 지랑 관련 없으면 관심도 없어. 그런 인간들 앞에서 뭐, 세상에 유익? 그 세상은 누구 세상인데? 


궁금하지도 않고, 나랑 상관도 없는 이야기를 누가 듣겠냐? 

지하철에서 물건을 팔더라도 너처럼 뜬구름 잡는 소리만 해 봐라. 하나라도 팔리나."


툭툭 내뱉으며 빈정대는 그가 정말 불쾌했다.

하지만 정말 기분 나빴던 것은 그의 말에 반박 한 마디 제대로 못 하는 나 자신이 한심해서, 그리고 그의 이야기에 뭔가를 깨달아가는, 부족했던 내 준비가 부끄러워 서였다. 


그는 계속해서 말했다.


"한 시간이든 1분이든 내 소중한 시간, 내 에너지를 너한테 기꺼이 주게 만들려면 이유가 있어야지. 무슨 도둑놈 심보야? 너한테 중요한 이야기가 남들한테도 중요하다는 법 있어? 

듣게 하려면, 듣고 싶게 만들어. 구걸하지 말고. 


시무룩하게 있었더니, 겸연쩍은 표정으로 그가 말했다.

"흠흠. 너한테 딱 맞는 얘기 하나 해줄까?"



낚시터에서 낚시를 하던 손님이 낚시터 사장에게 불평을 한다.

"다른 자리의 사람들은 고기를 잔뜩 잡는데, 왜 이 자리만 안 잡히는 거요?"


사장은 그 이유를 확인하기 위해 자리를 둘러보다가 낚싯바늘에 지렁이가 아닌 초콜릿이 꽂혀 있는 것을 발견하고 그 이유를 손님에게 물었다.

그러자 손님은

"아,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 초콜릿이요."라고 자랑스레 답했다.



"딱 너지? ㅋㅋ "

낄낄거리던 그가 웃음기를 지우고 말을 이었다.


"너의 입맛을 강요하기 전에, 다른 사람이 뭘 좋아하는지를 생각해 보란 말이다. 하다못해 재미라도 있든가. 

파티에 초대한다고 생각해 봐. 근데 그 사람은 별로 갈 생각이 없는 사람이었어. 정성스레 초대해도 갈까 말까 하는 판국에, 핵노잼 느낌으로 말하면 오겠냐? 너한테 꿀잼이라도, 상대한텐 노잼일 수 있어. 괜히 시작이 반이 아니야. 

왜 귀를 기울여야 할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못 한다면, 제 아무리 대단한 내용이 있어도 소용없어."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데요?"
 

"들을 사람이 누구인가부터 생각하고 공감해 봐야지. 그 후에는 그 사람에게 이 이야기가 왜 중요한가, 어떤 의미가 될 것인가를 생각해 보면서 첫 부분을 만들어야지."


"그 부분이 모호하다면요? 대상자가 불특정 다수라서 왜에 대한 답 주기 힘든 경우도 있잖아요."


"그래서 재미, 흥미라도 있게 만들라는 거지. 유튜브는 썸네일이 열 일하는 거 몰라? 딱 봐도 끌리잖아. 꿀잼일 것 같고. 아니면 거기에 어떤 내용이 쓰여있디? 엄청 도움될 것처럼 나오지? 그게 핵심이야. 어떤 도움이 될 것인지, 한 마디로 이 이야기로 얻을 수 있는 이익, 해결할 수 있는 고민이나 문제를 말해줘야지.


1. 먼저 상대가 누군지를 잘 알면 알수록 공감하기 좋을 거야

그게 어렵더라도 늘 

2. 누구에게 하는 말인지, 누굴 위해 만든 콘텐츠인지, 누구에게 도움이 될 것인지를 생각하고. 

3. 그가 이걸 왜 찾을 필요가 있는지- 어떤 이익이 있을지, 아니면 어떤 고민이 있는 사람이 올지 생각해.

이런 걸 잊지 않으면 잘할 수 있을 거야. 근데 알면서도 어렵긴 하더라. 고민 많이 해 봐."

매거진의 이전글 최고의 자기인식, 스피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