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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법개정과 사회적 신뢰

by 곰선생

경영학을 석사전공으로 했고, 금융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필수적으로 상법을 알아야 했습니다.

요사이 상법개정이 논란이 많이 있더라구요~ 어떤 내용인지 살펴보다가 너무 속이 상하고 진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려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아 한마디 적어봅니다.



이번에 야당의 주도로 상법 개정안이 대한민국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쟁점이 된 것은 "주주가치 제고"라는 문구가 새롭게 삽입되었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사실 이는 너무나도 당연한 내용이죠. 기업의 근본 목적 중 하나가 주주가치 극대화라는 사실은 경영학이나 경제학의 기본 교과서에조차 명시되어 있는 상식중에 상식입니다. 그런데 이제야 이것이 법에 명시된다는 사실이 일단 놀랍고, 그게 법에 명시가 되어있지 않는 다고해서 이제까지 그러지 않아왔다는것이, 그리고 처벌도 할 수 없었다는 것이 정말 씁쓸합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우리가 생각해 봐야 할 문제는 바로 '사회적 신뢰'와 '상식의 부재'예라고 생각합니다.

법이란 본래 최소한의 도덕을 담보하는 장치일 뿐, 인간이 살아가는 사회의 모든 행동 규범을 일일이 법에 규정할 수는 없지요. 그런데 법에 명시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너무나도 당연한 원칙조차 무시되고, 그것이 용인되는 사회라면 그 사회가 정상적인 사회인지,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최근 우리 사회는 법적 판단에 모든 것을 맡기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어보입니다. 소위 '법대로 하자'라는 말이 우리 사회에서 자주 사용되는데, 이 말은 사실 매우 위험한 신호라고 봅니다. 앞서 언급했 듯 법은 본래 인간 사회에서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최소한의 윤리적 기준을 정한 것이지, 모든 상황에 적용되는 완벽한 해답은 아닙니다.

법의 맹점이나 빈틈을 교묘히 이용해 상식 밖의 행동을 정당화하거나, 법적 책임만 피하면 그만이라는 사고방식이 팽배해지는 순간, 사회적 신뢰는 심각하게 무너지기 시작한다고 생각하고, 지금 우리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으로 이런상황을 실시간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게 정상인가요?



회사가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것은 마땅한 의무임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법에 없다는 이유로 그동안 이를 회피하거나 무시한 기업들이 존재했다는 사실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수 없습니다. 오히려 이러한 법 개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현실 자체가 우리 사회에 만연한 도덕적 감수성의 빈곤함을 보여주는 증거가 아닐까요?



사회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법에 기대기 전에 먼저 기본적인 상식과 윤리가 살아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로에 대한 신뢰가 구축되어야 하고, 법의 테두리를 넘어서는 상호 존중과 배려가 일상 속에서 작동해만 사회가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법이 없으니 문제 될 것 없다"라는 식의 도덕적 불감증과 책임 회피의 문화가 팽배해 있고 결국 이는 상식과 신뢰의 붕괴로 이어지며, 장기적으로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한다고 봅니다.


물론 법은 중요합니다. 법치주의 사회에서 법의 지배는 필수적이죠. 그러나 법의 목적이 인간의 최소한의 윤리를 보장하는 것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사회적 신뢰는 법 이상의 가치이며, 상식적인 행동과 도덕적 책임감이 살아 숨 쉬어야만 사회는 건강하게 유지 된다고 생각합니다.

법에 명시되어 있지 않아도 당연히 지켜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인간의 모든 행위를 법의 잣대로만 재단하기 시작하면, 법의 사각지대가 발생할 때마다 무책임과 무질서가 판치게될 것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법적 근거만을 따지는 차가운 합리성이 아니라, 법 너머의 따뜻한 상식과 도덕적 자각이라고 생각합니다. 법이 없어도 지켜야 할 당연한 상식들이 사회의 기반이 되어야만 합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원하는 '정상적이고 건강한 사회'라고 생각합니다. 더 이상 법의 유무를 핑계로 사회적 신뢰를 훼손하는 일이 없이 최소한의 도덕을 넘어 상식의 회복, 그리고 그것을 기반으로 한 신뢰의 회복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대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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