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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림 Aug 05. 2024

AI와 높이뛰기

생성형 AI는 인류의 기술 혁신사에서 퀀텀 점프로 신기원을 열 것인가?


챗GPT 같은 생성형 AI는 혁신적인 기술임에는 분명해 보이지만 그 한계 또한 노출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 많은 과학자들은 인간의 지능을 넘어선 기계의 출현을 예견하기도 하고 지나친 낙관을 경계하는 시선도 있다.


파리올림픽이 한창이다. 기록경기는 인간의 숭고한 도전을 보여주는 면에서 국적을 떠나 도전하는 젊음이 아름답게 느껴진다. 그중 관심을 갖고 보는 건 육상 경기다. 그동안 인간의 한계로 여겨지던 벽들은 하나씩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다. 마라톤은 놀랄 만큼 기록이 향상되어 이제 남자의 경우 마의 2시간대의 벽마저 위협할 정도다.  남자 100m 또한 10초의 벽이 무너진 지 오래고 9초 초반대를 바라보고 있다. 


육상의 역사에서 가장 극적인 혁신의 하나는 딕 포스베리의 배면뛰기다. 포스베리는 미국대표로 나선 1968년 멕시코 올림픽 높이뛰기 종목에서 그동안의 앞으로 뛰는 방식에서 바를 등지고 넘는 새로운 방식으로 금메달을 땄다. 이후 배면뛰기는 보편적인 방식으로 자리 잡았고, 2m 20cm대의 기록은 2m 40cm까지 향상되는 효과가 있었다. 


생성형 AI 또한 기존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효과가 있어서  많은 이들이 조만간 인간의 지능을 넘어서는 기계가 나오는 건 시간문제라고 한다. 현재도 연산이나 특정 영역에서는 인간이 기계를 따를 수 없다. 인간은 쉬이 피로를 느끼고 실수도 잦지만 기계는 전원만 공급하면 피로를 느끼지도 않고 애러를 남발하지도 않는다. 


구글 기술담당 이사를 지낸 레이 커즈와일은 기계가 인간의 지능을 넘어서는 시점을 특이점(singularity)으로 보고 그 시점이 2045년에 온다고 보았다.  AI 전문가인 토비 월시는 2062년 정도가 그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기술 낙관주의적인 입장에 선 이들은 감성적인 판단 같은 인간의 고유의 영역 또한 기계가 충분히 대체할 수 있다고 본다.  다른 한편에서는 인간의 종합적인 인지와 감성지능은 결코 기계가 대처할 수 없을 것이라고 본다.


인류사에서 배면 뛰기처럼 극적인 변화의 전기는 종종 있어왔다. 종이와 인쇄술의  발명은 사피엔스의 지성사에 전기를 마련했고 눈부신 과학기술의 발전은 우주로 향한지도 오래다. 현재 높이뛰기 세계기록은 1993년에 쿠바의 소토마요르가 작성한 2.45m다. 도쿄 올림픽 우승기록이 2.37m이고 이번 파리올림픽에서 우상혁 선수와 우승을 다툴 선수들도 2.40m를 넘지 못할 전망이다.


반도체 분야의 '무어의 법칙'처럼 인간의 신체로 하는 활동은 쑥쑥 늘어나지 않는다고는 해도 30여 년 답보상태인 것이다. 전기차의 상용화도 현재는 '캐즘'에 갇혀 돌파구를 찾고 있다. 생성형 AI 또한 장밋빛 전망의 대열에서 이탈하는 이들이 생기고 관련기업의 가치 또한 도마에 오르고 있다.


사피엔스에게 혁신의 높이뛰기는 숙명처럼 계속 진행되겠지만, 그것이 마냥 장밋빛인지는 호흡을 고르고 깊이 생각해 볼 일이다.


Chariots of Fire - JOSLIN - Vangelis Cover -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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