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으면서 더 아름다워지는 것

색의 예술을 선물하는 나무에게

by 호림

식물학자들은 단풍은 나무가 자신의 엽록소를 읽고 색이 변색되어 생기는 현상이라고 합니다. 중요한 영양소를 잃고 단풍이 되었다가 시들어 나뭇잎을 떨구면서 나무는 한 살을 더 먹습니다.

나무는 그 처절한 아픔의 순간에도 아름다워집니다. 녹색을 잃고 한 살을 더 먹는 고통스런 통과의례를 지나는 순간에도 인간에게 찬란한 단풍으로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것이 나무라는 의연한 생명체입니다.


이 가을 지천으로 보이는 단풍나무를 보면서 나무의 일생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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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 선생은 사람은 나이가 들면 모든게 줄어들지만 눈물은 늘어난다고 했습니다. 몸피가 줄어든 어머니의 모습에서 늘 자식에 대한 연민으로 마음 졸이시는 어머니의 마음을 생각합니다.

엽록소를 잃어버린 나무처럼 엄마는 그 푸르른 시절 우리 남매를 위해 넓은 그늘이 되어 헌신하고 희생했기에 그 삶이 나무처럼 아름다웠습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산을 덮은 단풍을 보며 어머니 생각을 했습니다. 늙고 줄어든 모습의 어머니를 보며 자식으로서 불호를 돌아봅니다.


실은 이 철부지는 '희생이라는 나무'를 '엄마'로 줄여서 부르고 있었지만 늘 마음처럼 살갑게 대하지 못했던 점 반성합니다.

철부지도 이젠 나이가 들어 철을 알지 못한다는 뜻의 철부지'를 겨우 면하려는지 가을철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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