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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을 이기는 상상력

by 호림

1900년에 미국의 저명한 교수는 인간은 절대로 엔진을 달고 하늘을 날 수 없다는 것을 수학적으로 증명하고 이를 책으로 내기도 했다.


그렇지만 얼마 안 있어서 자전거포를 경영하던 형제가 이 교수의 이론을 뒤집었다. 배움이나 학식이 깊지는 않았지만 교수에게 없던 것을 이 시골청년들은 가지고 있었는데 그것은 '꿈'과 '상상력'이었다. 꿈은 때로 무모한 몽상일 수도 있지만, 신천지를 개척하는 엔진이 되기도 한다.


12마력 엔진으로 쇳덩이를 1분도 안 되는 시간 동안 36미터를 날게 만들었던 라이트형제는 땅 위를 구르는 자전거를 타고 수리하면서 살아도 이 것이 내 세상의 전부라고 믿지는 않았다. 하늘을 나는 꿈을 꾸었던 것이다.


학문적으로 깊었고 더 지능이 우수한 사람들이 꿈꾸지 못했을 꿈을 꾼 것은 무모한 몽상이라는 시선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두 청년이었다.


문송한 사람이지만 공학박사들이 대부분인 모임에서 얘기할 기회가 있었다. 건배사를 하는데 전부가 건강과 행운...... 하면서 천편일률적이었다. 그분들은 기계나 건축 구조에 대해 박식하겠지만, 말로 표현하는 것에 다소 서툴러 보였고 언어는 경직되어 한계가 있어 보였다.


조금 색다르게 대표자 이름으로 삼행시를 딴에는 제법 그럴싸하게 지어 건배사로 했더니 반응이 나쁘지 않았다. 세상은 공식과 법칙으로만 돌아가지 않는다. 창의력과 상상력은 틀에 박힌 공식을 넘어설 엔진이 되기도 한다.


인간이 움직이는 쇳덩어리는 결코 하늘을 날 수 없다고 했던 이는 1900년대 미국의 천문학자이자 응용 수학자로 미 해군과 존스 홉킨스 대학에서 수학 교수로 재직했던 석학 사이먼 뉴컴(Simon Newcomb) 교수다. 그는 1900년 인간은 절대로 엔진을 달고 하늘을 날 수 없다는 것을 수학적으로 풀어내어 책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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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3년 그의 책이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라이트 형제가 하늘을 날았던 것이다. 수많은 시험비행을 거친 라이트 형제는 마침내 1903년 12월 17일 노스캐롤라이나의 키티호크에서 본인들이 직접 만든 동력이 부착된 플라이어 1호를 조종해 12초 동안 36m를 나는 데 성공했다. 날 게 없는 인간이 새가 되는 꿈을 실현하는 순간이었다.


미래 언어는 꿈을 품은 사람들이 새롭게 만들어 나가는 것인지도 모른다. 상상력이 빈곤한 사람은 언젠가 AI가 인간이 유인원이나 동물을 대하듯 하는 세상이 오면 우리에 갇혀서 지내는 신세가 될지 모른다. 설사 신체는 지구 공간을 떠돌아도 그 의식은 우리에 갇힌 동물의 처지와 다를 바 없을지 모른다.


인간사의 문제는 정해지거나 검증된 공식으로 풀 수 있는 미적분 문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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