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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림 Jul 23. 2021

피카소와 톨스토이의 시선

           

아이들은 언제나 예술가다.

문제는 어른이 되어서도

예술가일 수 있는 지다.

               - 파블로 피카소                



어른이 되더라도

어린이의 순수함과 상상력을 가진

철부지 어른이 많아진다면

세상은 조금 덜 각박하지 않을까.            


피카소의 입체적 시선    


 기차 여행길에 어떤 사람이

피카소에게 한마디 한다.

 “피카소 선생은 왜 그림을 그렇게

이상하게 그리나요?

 여기 내 아내 사진 좀 보세요.

 이렇게 아름다은 얼굴을

그려보세요'"라고.

그러자 사진을 본 피카소는

“난 조그맣고 납작한

여인의 모습이 보이네요”

라며 웃어넘겼던 여유 속에는

입체파 거장의 모습이 보인다.

  

평면 사진을 입체적으로 상상했던

‘나이 든 어린이’ 피카소의 생각이

결국 ‘입체파’를

더 깊고 풍부하게 만들지 않았을까.


톨스토이의 빨간 토끼    


톨스토이가 어린 시절

학교에서 토끼를 그리라고 했을 때

빨간 토끼를 그려서 제출하자

선생은 이렇게 되물었다.

“세상에 빨간 토끼가 어디 있니?”


여덟 살 톨스토이는

“세상에는 없어도

제 스케치북에는 있어요”라고

담담하게 되받아쳤다고 한다.

대문호가 될 그릇이 보이는

톨스토이 어린이의 말이다.

        

생각이 트인 어른이라면

톨스토이 어린이의

빨간색 토끼를 보고

“그래 넌 상상력이

무척 풍부하구나 ” 하면서

등을 두드려주지 않을까.


어린이의 기를 죽이는

어른의 무심한 한마디가

때로는 그 어린이의

미래마저 죽일 수도 있다.    


아마도 빨간 토끼를 인정하는

어른에게는

‘동심’이라는

돈 주고 살 수 없는

항노화제가 들어있어

영원히 젊게 살 수 있지 않을까.        

가끔 일하다 보면

“그건 제 일이 아닌데요”

같은 투의 말이나

칸막이를 치고

경직된 자세로 일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정말 탁 트인 시각으로

그 몫을 해내는 사람이 있다.    


내면에 동심은

어디론가 사라졌는지

오로지 내 것만 챙기려

눈을 크게 뜨지만,

공동의 파이를

어떻게 키울지에 대해선

눈을 감아버린다.


이런 후배에 잔소리하다

문득 MZ세대를 모르고

꼰대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이라고 하면 어쩌나 하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   

피카소와 톨스토이의

위대한 성취 비결의 하나는

내면에 반짝였던 동심이 아닐까.


아침은 챙겨 먹었는지

후배에게 잔소리 대신

브런치라도 사며

피카소와 톨스토이 어린이를

소개해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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