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린 마젤의 아리랑

정치를 이긴 클래식

by 호림

예술도 때로 정치와 얽힐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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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북한의 화해 모드에 힘입어 로린 마젤의 뉴욕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의 평양공연이 2008년 성사된 적이 있다. 앙코르곡으로 선정된 아리랑은 뉴욕필의 완숙한 기량과 함께 세계인에게 아름다운 우리 민요의 선율을 선물했다. 위험한 국가의 도시, 평양행을 꺼리는 단원들을 직접 설득해 공연을 성사시킨 마젤의 과감한 리더십에 박수를 보내게 된다. 마젤은 서울에도 몇 차례 뉴욕 필을 이끌고 다녀가 한국과의 인연이 깊은 지휘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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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바렌보임에게는 늘 자클린 뒤프레와의 사랑과 그림자가 비호감으로 따라다닌다. 그렇지만 바렌보임이 중동 평화를 위해 용감하게 펠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국경에서 양국의 청소년들로 구성한 오케스트라를 구성해 연주한 점은 높게 평가받아야 할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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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현대 클래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쇼스타코비치나 프로코피에프가 스탈린 앞에서 반성문을 쓰고 사회주의 리얼리즘을 구현하는데 기여하겠다고 한 것도 클래식 흑역사의 하나다. 시간이 지나면 정치나 정치인은

다 떠밀려 가도 예술가들이 만든 아름다운 선율은 남는다. 음악가들이 위험을 무릅쓴 용기가 낳은 평화의 메시지는 어떤 연설보다도 여운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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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크레셴도>의 마지막 장면이 떠오른다. 바렌보임의 오케스트라는 현실과 다르게 영화 속에서는 무산되고 서로 싸우면서 정이 들었던 양국의 청소년들은 눈물 속에 이별을 맞는다. 이때 이들이 연주하는 라벨의 볼레로는 긴 여운과 함께 관객들이 눈물을 훔치게 만들었다.


(304) [HD Atmos] '아리랑' 뉴욕필하모닉 평양 연주회 로린 마젤 'Arirang' Lorin Maazel The New York Phil in PyongYang [자막SUB] -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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