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멈추려다

by 호림



곳곳에 펼쳐지고 있는

화려한 원색 축제는

나그네의 발길에 낙엽을 흩뿌리며 반긴다.



나무가 입었던

색색의 단풍도 곧 지고

앙상한 가지만 남을 것이다.


온종일 보초 서듯

가을에 시선을 꼭 붙들어 두었다.

가까이 다가온 겨울이 쳐들어오지 못하게.



순간에 시선을 던져

가슴속에 사진 한 장 남기는 건

떠나가는 사람과

계절의 변화에 저항하는 유일한 방식이다.


이제 가을도 곧 싣고 갈

시간이라는 야속한 기관차에

브레이크를 걸고 싶어

하루 종일 가을 속을 걸었다.


내 몸짓에 굴복해

찾아오지 않을 겨울도 아니지만

곧 헤어질 가을을 마냥 붙잡고 있었다.



우정도 사랑도

모두 계절처럼 지나간다.
가슴속에 예쁜 사진으로 남은 사람들

모두 늙지 않게 내 곁에 붙들어 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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