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행복의 연습

by 호림

대한민국은 자살률이 OECD국가 중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산업화와 민주화에 성공한 국가라지만 국민들은 행복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개인의 행복을 정복하는 길은 어떤 방법이 있을까. 이것이 국가주도로 해낼 수 있는 성격의 일일지도 살펴보아야 하겠다. 영국의 외로움 담당 장관제도는 이런 문제의식이 반영된 것일 것이다. 국가가 모든 국민의 외로움을 해소하거나 행복을 증진시키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궁극의 행복을 위해서는 개인이 할 수 있는 마음의 훈련이 필요할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 제시한 행복을 위한 개인의 실천덕목을 곱씹어본다.


첫째, 행복은 연습해야 한다. 꾸준히 연습해서 습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행복 또한 다른 기술처럼 반복으로 습득될 수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습관적으로 듣는다거나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은 행복감을 높일 것이다.


둘째, 행복은 마음가짐이 아니라 활동이다. 만약 마음가짐의 문제라면 평생 먹고 잠만 자며 식물처럼 사는 사람이나 외면적으로 큰 불행에 빠진 사람도 행복할 수 있을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행복은 어떤 활동 속에서 찾아야 한다고 했다. 그것은 사회적 동물인 건강한 인간의 특징인지도 모른다.


셋째, 행복은 극단에 치우치지 않는 것, 즉 중용이다. 이는 동양의 덕목과도 맞닿아 있다. 지나침과 모자람의 정도는 물론 자신의 이성에 의해 판단할 문제다. 몸에 좋은 음식도 건강에 이로운 활동, 또는 사교의 마당도 언제나 중용의 도를 생각하며 행한다면 자극적인 것으로 흐르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넷째, 삶을 관조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자신을 객관화시키는 힘이 아닐까 한다. 한 발짝 떨어져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여유를 찾을 수 있는 관조적인 면모가 있다면 극단의 기쁨이나 슬픔에 대해서도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여유가 생길지도 모른다.


다섯째, 행복은 한가함을 필요로 한다. 전쟁을 하는 것은 국가가 어떤 명분을 달성한 후 평화를 얻기 위해 일시적으로 하는 것이지 전쟁을 위해 전쟁을 택하는 것은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다. 바쁜 것 또한 바쁨의 목적을 달성한 후의 한가로움을 위한 것이지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닐 것이다.


여섯째, 각자에게 고유한 것이 행복이다. 지성이나 삶의 여건이 다른 사람들과 비교할 때 우리는 좌절하거나 우월감을 느낄 수 있지만 그건 행복이 아니다. 아리스토렐레스는 "너 자신의 삶을 살라"라고 한다. 또한 인간은 자신의 지성에 걸맞는 삶이 가장 즐거운 삶이고, 지성이야말로 다른 어떤 것보다 인간적이라고 보았다.


물론 행복을 일구는 텃밭은 저마다 천양지차로 다를 것이다. 그래도 행복은 어느 정도는 노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기에 불행의 씨앗을 찾느라 자신을 자학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오늘도 한 톨 행복의 씨앗을 내 마음의 텃밭에 심어보자.

우선 음악이라는 거름으로 마음 밭을 비옥하게 만들면 어떨까.



Mozart Piano Concerto No 20 K 466 D minor Maria João Pires Daniel Harding Swedish Radio Symphony Orc

keyword
작가의 이전글콘클라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