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 일론 머스크, 제프 베이조스는 흐름에 올라타려고만 하지 않았다. 전체 산업의 물줄기를 바꾸어버렸다.
한국의 이건희 삼성 회장도 다들 안 된다고 하는 반도체에 뛰어들어 업계 판도를 흔들었다. 정주영 현대 회장은 서산 간척지 개발을 골몰하며 공학자들이 바다의 거센 물줄기 때문에 안 된다고 할 때 폐선을 활용해 바다의 물줄기를 막았다. 수에즈 운하에서 착안해 중국과 미국의 패권 격전의 한 축이 된 파마마 운하도 엄청난 시간과 거리를 줄여주는 뱃길을 거대한 수로 하나를 만들어 해결한 것 또한 정주영 회장식의 '문샷 싱킹'의 사례일 수 있다.
산업만이 아니라 예술 분야에도 천재들의 발상은 빛난다. 진짜 천재는 모방하고 순응하는 것에서 한발 더 아아간다. 입체파의 문을 연 피카소는 진짜 천재는 베끼지 않고 훔친다고 했다. 말론 브란도는 반항아이자 영원한 '대부'로 영화팬의 가슴에 오래 남아있는 배우가 되었을까. 그의 연기학교 시절을 돌아보자.
말론 브란도의 연극학교 시절 실습시간의 일화다. 낯선 이가 아파트에 들어왔을 때를 상상해서 그와 대화를 이어가는 연극을 하라고 교수가 지시했다.
모두들 이런저런 얘기를 붙이며 연기를 시도했는데 말론 브란도는 달랐다. 상대방역의 배우가 들어오자
다짜고짜 그의 멱살을 잡고 아파트 문 밖으로 쫓아냈다. 그리고는 문을 세계 쾅 닫아 버린다. 이에 모두들 왜 그러는지 눈이 휘둥그레지자 그는 당당하게 지도 교수에게 말한다.
그럼 낯선 이가 권총을 숨기고 있을지도 모르고 어떤 짓을 할지도 모르는데 다정하게 말을 걸라는 말인가요?
진짜 천재는 지엽적인 문제를 고민하는 수준을 넘어선 이들이다. 판을 바꾸는 생각은 가짜 천재들이 할 수 없는 일이다. 가짜 천재들이 갑론을박할 때 판을 바꾸려는 진짜 천째들은 지금 어딘가에서 깊은 고민에 빠져있을지도 모른다. 천천히 서두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