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튼의 겨자씨 실험은 우리가 얼마나 편견에 취약한 뇌구조를 가졌는지 시사하는 바가 크다.
19세기 초 백인이 타인종보다 우월하다는 것을 증명하려 했던 사뮤엘 모튼이라는 과학자가 있었다. 그는 데이터를 객관적으로 수집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뇌가 클수록 똑똑하다는 가설을 입증하려고 모튼이 사용한 실험은 해골을 이용한 것이었다. 모튼은 겨자씨를 해골에 가득 담았다가 꺼낸 후 그 무게를 측정해 뇌의 크기를 가늠했다.
그 결과 백인의 것이 무게가 더 나간다는 결과를 얻었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납구슬로로 실험한 결과는 달라서 인종 간에 별 차이가 없었다. 나중에 확인한 결과 모튼은 겨자씨를 담을 때 지신이 속한 백인의 것에는 무의식적으로 꾹꾹 눌러서 담았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자신의 가설을 증명하려고 그의 편견이 작용한 것이 확인된 것이다.
선거의 계절에 난무하는 논란거리들은 팩트를 체크할 여유를 잃어버린 유권자들에게 더욱 교묘하게 파고든다. 그것이 의도한 것이든 아니든 이미 민심은 출렁이게 되고 과거의 전례들은 취약한 민주주의가 면역체계를 상실하게 될 때 우리가 뽑을 지도자의 얼굴 또한 달라질 수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유발 하라리도 이런 우려를 보탠다.
진실은 고통스럽고 불편한 경우가 많은데 그렇다고 그것을 편안하고 듣기 좋게 만들면 더 이상 진실이 아니게 된다. 반면 허구는 지어내기 나름이다. 모든 민족의 역사에는 당사자들이 인정하고 싶어 하지 않으며 떠올리기 싫어하는 어두운 과거가 있다. 어떤 이스라엘 정치인이 선거 유세에서 이스라엘의 점령으로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이 겪은 비극을 자세히 이야기한다면 표를 별로 얻지 못할 것이다. 반대로 불편한 진실은 무시한 채 유대인 역사에서 영광스러운 순간에 초점을 맞추고 필요에 따라 현실을 미화하면서 민족 신화를 만들어내는 정치인은 권력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
오직 진실만을 고집하는 것은 과학 발전에 필수적이고 훌륭한 영적 수행이지만 선거에서 승리하는 전략은 아니다.
- <넥서스> 유발 하라리 지음, 김명주 옮김, 김영사, p.79
유튜버의 무리한 발언으로 한 일본 정치인이 죽었고 알려지지 않는 무수한 폐해 또한 많다. '확증 편향'이라는 일종의 사회적 병리현상은 극단적 편 가르기로 사람들을 내몰고 있다. 검증되지 않는 정보들이 난무하고 듣기 좋은 소리만 골라 듣게 하는 알고리즘이 작동할 '모튼의 겨자씨'를 담는 사람들의 숫자는 늘어날 것이다.
유튜브 20주년은 1인 미디어의 만개와 양질의 콘텐츠를 무료로 공유하게 만든 공을 논하기 전에 성찰할 점도 많다. 그중에 하나로 현상에 대해 이성이 되새김질할 여유를 잃게 만드는 사회에 대한 반성 또한 동반되어야만 할 것이다.
Hera Hyesang Park & Aigul Akhmetshina – Offenbach: Les Contes d'Hoffmann: Barcarol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