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처럼 스펀지같이

by 호림

유대인 랍비들은 육체를 설명하면서 뼈 주위에 살이 있는 것은 소중한 뼈를 지키지 위해서이며, 해파리처럼 살만 있어도 안 되고, 또 돌처럼 뼈만 있어도 안 된다고 가르쳤다.


유연성이 없으면 배울 수 없다. 모차르트도 한 때는 어린 음악가들을 가르친 적이 있다. 이때 모차르트가 제자들의 수업료를 정하는 방식이 흥미롭다. 전에 음악을 배운 적이 있다고 말하는 사람에게 2배를 내도록 했다.

반대로 "처음이지만 선생님께 열심히 배우겠습니다."라고 답하면 수업료를 반으로 깎아주었다. 음악을 알고 있다고 여기면 사람은 기존의 편견이나 아집을 버리기가 쉽지 않기에 새롭게 가르치기가 더 어렵다는 논리다.


가끔 듣는 것을 잊은 듯한 사람들을 만난다. 경청의 미덕은 고사하고 자신의 잘난 점을 으스대고 싶은 마음에 늘 다변인 사람이 적지 않다. 이들은 타인의 생각을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되어 있고 그들의 생각을 바꾸려고 하면 무지 힘들다. 약한 갈대는 흔들리지만 펜이 되어 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딱딱한 나무는 집을 짓는 재목이 될 수도 있지만 땔감으로 소진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우리는 어떤 면에서 평생 배우고 새롭게 느껴야 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많은 과학적 증거들은 늙을수록 뇌가 굳어진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 유연성을 잃어버릴 때 뇌의 가소성 역량이 떨어진다고 본다. 늘 말랑말랑하게 뇌를 만들려면 많이 듣고 변화할 준비를 하는 수밖에 없다.


자진의 미래가 과거보다 더 많이 남은 사람이라면 스스로를 하나의 작은 기업이라고 생각할 필요가 있다. 우리 모두는 어떤 면에서 1인 벤처기업가이기에 퍼스널 브랜드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굳이 그렇게 까지 브랜딩을 하기보다 생겨먹은 대로 살겠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미래가 없다.


내가 생각하는 나는 남이 바라보는 것과 차이가 날 수 있다. 그래도 자신의 정체성을 만들 때 이왕이면 남들에게 '싸구려' 취급받지 않게 늘 열린 마음으로 자신을 다듬는다면 1인 벤처기업의 가치는 올라갈 것이다.


나이가 들어서 뇌가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경직된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해 늙는 것이다. 편견과 선입견으로 무장하고 매사를 바라본다면 변화로 가는 동맥에는 경화가 생길 수밖에 없을 것이다.


때로 원칙이나 신념에는 대나무 같은 강직함으로 버티는 힘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그 뜻을 관철하기 위한 방향성을 찾을 때는 갈대처럼 유연해지고 또 다른 이들의 조언은 스펀지처럼 받아들이는 마음도 필요하다.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해야 할 당신이란 벤처기업은 아침이 되면 또 하루의 항해를 시작할 것이다. 갈대의 유연성, 스펀지의 수용성을 장착하면 어떨까. 해파리가 되어선 안 되겠지만 돌이 되어서도 무척 곤란한 일이겠기에.




[테너 김민석] V. Bellini - Vaga luna, che inargenti (벨리니 - 방랑하는 은빛 달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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