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인이 탄생하는 과정은 거대한 건축물을 쌓아 올리는 일에 비견할만하다. 기초공사는 문사철이라는 뼈대가 튼튼해야 쉬이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단순히 높은 학위를 취득한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다양한 응용학문으로 유연성을 기르고 고전을 통해 마음의 중심을 잡아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다면 내진 설계와도 같은 탄탄한 구조물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민주시민 나아가 인류의 구성원으로서 소양, 예술적인 안목과 문화인으로서의 자질은 부단한 독서와 대화, 다양한 미디어의 비판적 수용으로 길러질 수 있다.
인간은 생물학적으로 무척이나 취약한 영장류다. 현실 속 관계에서 늘 상처받고 고독 속에서는 연결을 갈망한다. 그 연결의 중심에는 대개 사랑과 연민이 크게 자리 잡을 공산이 크다.
연결의 극단으로 얽힌 인간관계, 특정한 조직에 소속되었을 때 부딪히는 피로감, 인간에 대한 실망 같은 감정은 고독을 찾게 만든다. 인간은 이런 면에서 야누스적 본성을 가지고 있다. 지성인은 이런 인간의 본성과 행동양태에 대해서 원근법을 쓸 줄 알아야 한다. 스스로를 객관화시킬 수 있는 능력 또한 지성인의 덕목이기에.
대중이 기대하는 평균치나 이상적인 모델을 정하고 허겁지겁 따라가려고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자신만의 가치를 지키고 가꾸는 일 또한 지성인의 일이 아닐까. 감정의 진폭이 너무 지나치지 않게 음악과 예술을 통해 스스로를 단련한다면 지성미 넘치는 신사와 숙녀가 될 자질은 더욱 풍부해질 것이다.
요 며칠 기분을 들뜨게 할 정도의 화창한 날이 이어졌다. 오늘은 흐리다. 흐린 날은 우리의 정서를 차분히 가라앉히는 데 제격이다.
세상에 나쁜 날은 없고 서로 다른 좋은 날이 있다는 러스킨의 말에는 흔들리지 않는 신사의 품격이 엿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