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선의와 악의

쉰들러와 메디치가를 생각하며

by 호림

메디치 가문은 고리대금업으로 부를 이뤄 사실 천국에 가는 길과 거리가 멀어서 딩시 교황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그러던 중 교황의 역점 사업에 거금을 협조하고 면죄부를 얻으려고 한 것이 예술 후원자의 출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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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을 사랑해서 다빈치를 비롯한 숱한 예술가를 후원한 것이 아니었다. 그렇지만 그 의도의 선악은 정확히 판별하기 어려워도 결과적으로 인류에게 대단한 문화 자신을 남기는데 기여한 가문 중에 메디치가 만한 가문은 찾아보기 힘들다.


오래전 영화 <쉰들러 리스트>를 보며 울었던 기억이 있다. 인간의 선의와 악의, 욕망, 나치에 의해 생명과 인권이 유린되는 모습을 리얼하게 그려낸 스필버그 감독의 수작이다.

얼핏 그 자신이 유대인이기도 한 스필버그가 나치 당원이자 사업가였던 실존 인물 쉰들러(리암 니슨)를 미화하는 역설을 보는 듯하다. 하지만 영화를 찬찬히 다시 보면 스필버그가 쉰들러라는 사업가의 욕망과 함께 생명을 구하는 선의가 특정 지점에서 선과 악의 이분법으로 나누기가 쉽지 않음을 암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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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 인간사회의 선과 악은 칼로 무 자르듯 선명하지 않을 때가 있다. 그렇지만 분명한 건 쉰들러가 수많은 유대인들을 자신의 리스트에 올려서 살려냈다는 것이다. 그리고 많은 유대인들은 종전 후 도망자 신세가 된 쉰들러를 기억했고, 그의 묘비 앞에 작은 돌을 하나씩 놓는 것으로 깊은 추모의 마음을 전한다. 다시 봐도 명화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명장면이다.


우리가 저녁 식사를 기대할 수 있는 건 푸줏간 주인, 술도가 주인, 빵집 주인의 자비심 때문이 아니라 그들이 자기 이익을 챙기려는 생각 덕분이다.


아담 스미스의 <국부론>에 나오는 이 명언은 이기심이 자본주의 발전의 동력이라는 생각이 숨어있다. 그렇지만 사업가들은 이기심으로 똘똘 뭉친 기계들이 아니다. 수많은 선의지가 있고 거기엔 쉰들러 같은 사업가도 있다. 물론 쉰들러도 처음에는 자신의 그릇 공장의 이윤을 유대인을 통해 늘리려는 생각이 지배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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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정교한 제도를 구비하고 민생을 살찌울지 정치인들의 난무하는 욕망의 언어가 온 미디어를 도배하고 있다. 그 선의지와 진정성과 함께 결과도 한번 시나리오를 그려보며 표심을 정할 시간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


우편마차 숫자를 제 아무리 늘린다 해도 결코 철도를 얻을 수는 없다.


혁신이론의 대명사격인 죠지프 슘페터의 이 명언이 떠오른다. 철도를 놓을 지도자는 쉽게 찾아보기 힘든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나라를 위한다는 사람들 숫자를 아무리 늘린다 해도 자신의 욕망보다 국민을 진정으로 생각하는 정치인 한 명을 얻을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기에.


(15) Theme From Schindler's List - 쉰들러 리스트 OST -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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