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초를 위한 4년

by 호림

예술가들은 개인전이나 공연을 위해 많은 준비를 한다. 때로는 준비한 무대가 무산되는 안타까운 일을 코로나 시대에 많이 본다. 막상 무대에 나섰지만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아쉬운 장면도 보게 된다.

미국 대학농구에서 전설의 감독으로 남은 존 우든의 좌우명은 "준비에 실패하는 것은 실패를 준비하는 것"이라고 한다. 처절한 준비의 시간을 보내도 실수한 선수가 나온다.


첼로의 성자 파블로 카잘스는 13세에 고서적상에서 구한 악보를 10여 년간 연습해 발표했다. 무반주 첼로 모음곡은 이렇게 카잘스 소년의 오랜 연습을 통해 세상에 빛을 보았다. 준비에 철저했기 때문에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명곡이 된 것이다. 카잘스는 90이 넘은 나이에도 연습을 계속했는데, 그 이유를 묻는 질문에 연습을 하면 아직도 실력이 느는 것을 느끼끼 때문이라는 대답을 했다.

무대공포증을 이기는 것도 실력이다. 전설의 테너 카루소도 무대공포증 때문에 남몰래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시벨리우스는 바이올리니스트였는데 무대공포증이 있었다고 한다. 이를 핸디캡으로 여긴 시벨리우스는 작곡가로 전향했다. 그의 바이올린 협주곡이 명곡으로 길이 남아 많은 연주자들의 사랑을 받게 했다.


체조의 도마는 뜀틀을 짚고 공중회전 기술을 보이는 종목인데 체공시간이 4초가량 된다. 이 4초 동안 준비한 동작으로 기량을 보이고 착지하는 것이다. 어떤 해설가가 이 4초를 위해 4년을 준비하는 것이 올림픽 도마 종목에 출전하는 선수들의 마음이라고 했다. 1초를 위해 1년을 준비하는 셈이다. 10초도 채 안 되는 100m 달리기의 승부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올림픽 중계를 보면서 그 멋진 경기력을 위해 뛰고 달려온 선수들의 땀이 베인 준비에 박수를 보내게 된다. 중계를 보다 자신의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쓸쓸히 짐을 꾸리는 각국의 선수를 보고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다. 결정적인 순간에 실수하지 않도록 준비하는 과정 또한 인생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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