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 키드의 슬픔

by 호림

서울 종로에 있는 서울극장이 다음 달에 문을 닫는다. 단성사와 함께 종로의 명물이기도 했던 극장이 사라지다니 서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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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극장에서는 얼마나 많은 연인들이 극장 안의 어둠을 빌어 쑥스러움을 달래며 손을 잡았을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스크린을 응시하며 눈물을 흘렸을지 생각해본다. 이제 그 많은 추억과 스토리가 담긴 공간을 떠나보내야 한다.


1920년대 TV가 등장했을 때 영화의 급격한 몰락을 예견하는 이가 많았고, 라디오의 종말을 예측하는 이도 있었다. 컬러 TV가 등장했을 때는 미술시장의 미래를 성급하게 걱정하는 이도 나왔다. 영화는 한떄 주춤했으나 몰락하지 않았고 더 시장을 넓혀나갔다. 멀티플렉스의 등장으로 동네의 작은 영화관은 하나씩 사라져 갔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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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산업의 활성화도 라디오에는 우군이었고, 듣는 매체로 가치를 찾아가는 라디오의 감성은 결코 쉽게 퇴색하지 않았다. 전자책이 활성화되어 종이책도 종말이 멀지 않았다는 일부의 이야기도 있었지만, 종이책에는 쉬이 사라질 수 없는 것들이 담겨있다.


미디어 변천사를 보면 결코 기술이 보지 못한 인간의 감성은 또 다른 시장을 만들어내며 상호 공존하고 있다.
한동안 서울시립미술관 현관에서 우리를 맞아준 백남준의 미디어아트 ‘다다익선’은 많은 함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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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영화 <시네마 천국>에서는 주인공 토토가 영사기 기사의 사망 소식에 고향을 찾지만 극장은 철거될 예정이었다. 토토는 소년 시절의 추억이 깃든 빈 극장을 둘러보고 영사기 기사 아저씨와 같이 했던 시간을 회고한다.


하염없는 눈물 속에 철거 장면을 지켜보는 토토의 모습에 연민을 느꼈다. 아마도 크고 작은 도시의 극장들이 복합관의 위세와 시대 흐름에 밀려 문을 닫을 때마다 또 다른 토토가 쓸쓸한 마음으로 극장과의 추억을 회고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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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스토리가 담겨있는 극장이 문을 닫고 하나둘 사라져 가는 것을 막기는 힘들 것이다. 그렇지만 극장과 함께했던 그 많은 추억은 쉽게 지울 수는 없을 것이다. 쉬이 지워지지 않을 것 같았던 토토의 눈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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