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을 받아들이는 예술

돌이킬 수 없는 일에 얽매이지 않기

by 호림

갑자기 돈을 주체할 수 없을 정도의

부자가 되거나

벼락 출세의 길로

가는 일도 있겠지만,

돌발변수는 대개

시련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모처럼 만나

사업이 크게 휘청거린 경험을

얘기하는 선배도

절망의 골짜기를 헤쳐와

지금 순항 중이다.

미국의 방송인 바바라 월터스가

배우 엘리자베스 테일러를

인터뷰할 때의 이야기다.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의사로부터 자신에게

뇌종양이 생겼다는 사실을 듣고

웃었다는 이야기에

바바라 월터스가 놀라며

어떻게 그럴 수 있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엘리자베스는

"내가 달리 뭘 할 수 있었겠어요?"

라고 태연하게 반문했다.

지혜로운 사람은

현실을 냉정히 받아들일 줄 안다.

사업가 선배도

엘리자베스 테일러를 닮았다.

부도 직전에 처했을 때도

자신의 담담함에

오히려 주변에서 놀랐다고 한다.

아파트도 자산도

모두 담담히 처분해 빚을 갚고

보란 듯이

주변의 신뢰를 얻고 재기했다.


작가 린우드 바클레이는

마트에서 점원이

자신이 구입한 물건 값이

150 달러라고 해서 깜짝 놀랐다.

고작 20달러어치의 식료품인데...

물건의 분리대가 없어서

뒷사람의 물건까지

합산되어 착오가 있었던 것이다.

뒤섞인 물건을 찾느라

진땀을 흘렸다.

그런데 바클레이는

이 소소한 불운을

자신의 소설 소재로 써서

연인들이 계산대에서 만나

사랑을 싹 틔우는 장면을 구상했다.

좋게 변했거나 나쁘게 변했거나

현실은 현실이다.

한숨과 한탄으로만

보낼 수 없는 것이 인생이다.


돌아보면 최악으로 보였던 시간은

그보다 더 나쁜 경우보다는 좋았다.

최선의 결과로

펄쩍펄쩍 뛰었던 때는

자만이라는 실금이

내 정신의 벽면을 타고 들어와

오만이라는 녀석과 함께

내 존재의 기둥뿌리를

흔드는 경우도 있었다.


새옹지마라고 쉽게 말하지만,

흔들리며 성장하는 인간은

변화 앞에서 항상 위태롭다.

나쁜 쪽인 듯한 변화를

자신의 인생을 예술로 만드는

하나의 과정으로 여기고

극적인 스토리를 추가하는 것이라고

담담히 견뎌내는 것이 최선이 아닐까.


골프 파 3홀에서

티샷을 하고 나서 비명을 질렀는데

나중에 보니

벽면을 타고 볼이 그린에 안착한

경우도 있었을 것이다.


당신은 당신의 나쁜 운이

그보다 훨씬 더 지독한

불운으로부터

당신을 구했다는 사실을

결코 알지 못한다.

- 코맥 매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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