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할 자유

예술의 경지에 오른 정치를 기다리며

by 호림

“나는 당신의 의견에 반대하지만 당신의 말할 권리를 위해 죽음을 각오하고서 싸우겠다.”

(I disapprove of what you say, but I will defend to the death your right to say it.)

이 말은 18세기에 활약한 계몽주의 철학자 볼테르의 말로 알려졌지만, 출처는 불분명하다.


수준 높은 사상의 백가가 쟁명하며 높은 경지의 '선'을 찾는 시기는 인류의 지성의 두께가 한 겹 더 두툼해진 시기다. 동서양의 역사를 돌아보면 알 수 있듯이. 한국의 대선도 진흙탕이라고 말하지만 그 이면에 정책을 살피고 표심을 정하다 보면 각각의 특색을 살필 수 있다. 차선을 찾고 또 다른 지고의 선을 모색하는 민주주의의 선택은 오늘 또 다른 변곡점을 맞이한다.

최근 친구들이 서로의 '이견'을 못 참고 얼굴을 붉힌 경우를 종종 보았다. 감정은 언제나 이성보다 가까울 때가 많다. 그렇지만 진정한 우정은 볼테르의 마음으로 포용하는 것에서 더 두터워지는 것이 아닐까. 모두가 직업 정치인처럼 살 수는 없고, 촘촘한 생계를 뒤로하고 사시사철 정치 이야기로 지새울 수는 없는 노릇이다.


볼테르의 저서『철학사전』중 <언론의 자유>의 마지막 어구는 출처도 확실하지만 주는 메시지 또한 분명하다. “읽고 춤추도록 내버려 두라. 이 두 가지 즐거움은 결코 세상에 해악을 미치지 않는다”(Let us read, and let us dance. These two amusements will never do any harm to the world.) 진리와 지성을 추구하는 즐거움을 정치의 영역에서는 결코 앗아갈 수 없을 것이고, 권력을 찬양하거나 저항할 자유 또한 빼앗을 수 없다. 내 앞에 놓인 막걸리 한 사발이나 포도주 한 잔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부딪힐 권리를 누구도 앗아갈 수 없듯이.

반대를 용인하고 포용하는 볼테르의 '똘레랑스'를 멋지게 구현해 예술의 경지에 오른 정치를 펼치는 불세출의 성군이 언젠가 이 땅에 출현하길 막연하게나마 기다리는 날이다. 이 봄날 아침 공기처럼 상쾌하지 않은 기분은 어떤 이유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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