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몰입
프로들은 대개
말보다 행동을 앞세운다.
일을 잘하는 사람의 말은
대부분 그가 낸 성과보다
늦게 남의 입을 타고 전해진다.
빈 깡통은 어디서나 요란하다.
물론 때로는
자신의 일을 공개적으로 선언하고
덤비는 경우가 필요할 때가 있다
나는 오늘부터 담배를 끊겠다든지
결심이 필요한 생활습관은
그런 애교가 필요하다.
그렇지만
많은 시간과 공력이 드는 일은
언제나 몸을 먼저 움직여야
진정성을 느끼게 만든다.
가끔 친구나 선후배들이
출간 소식을 축하하며
자신도 언젠가는
멋진 작품을 쓰겠다며
막연하게나마 자신의 꿈을 얘기한다.
어떤 이에게서
이런 얘기를 10년째 들으면
진정성이 없어 보인다.
그런 분들은 대개
진심으로 글쓰기를 사랑하는
사람이 아닌 경우다 많다.
출간과 작가에 대한
환상은 있으되
그 고된 과정을 즐길
마음의 준비가 덜 된 것이다.
글쓰기는 물론
회화나 음악 같은 예술도
그 과정에서 즐거움을 누리고
자신의 삶을
충만한 행복감으로 채우려는 마음이
성취의 가장 큰 에너지가 된다.
인생은 새봄에 파릇한 싹을 내밀고
담을 오르려는
담쟁이 정신으로 가는 것이다
누구에게 자랑하기 위함이 아니다.
글쓰기나 붓질이
작가에게
행복한 몰입을 선사한다면
작가는 담쟁이처럼
자신도 모르게
그 높아 보이던 담을
넘게 될 것이다.
남들이 보지도 못하는 사이에
힘겹게 담을 타고 넘는 시간은
이미 작가에게
넘치는 행복감이라는
보상을 선물한 것이다.
거기에 따르는
부수적인 이익이 있다면
지극히 당연하게도
또 다른 과실로 따라올 것이다.
그 과실의 크기나
수확의 시기가
언제일지는 정확하게 몰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