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들이 밥벌이 전망이 불투명한 일에 매달린다. 예술가라는 타이틀로 작가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일은 밥벌이의 고단함을 떠올리게 만든다. 웬만한 스타가 아니면. 그래도 예술가와 예술에 경의를 표하고 감동하는 일이 없다면 삶은 너무 건조하다 못해 사막이 될지도 모른다.
러시아 출신으로 작품을 단순한 색조로 채우지만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대단한 화가 로스코는 감상자에게 조용한 몰입을 요구한다. 그러면 많은 이들이 자신의 작품 앞에서 흐느낄 정도로 울게 된다고 한다. 몰입의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기도 전에 총총히 다른 작품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감상, 교양을 하나라도 더 쌓으려는 지적인 욕망 앞에 차분한 감상의 설 자리는 쉽지 않다. 자신을 정면으로 응시하는 시간은 절대 퇴보일 수 없다.
인생은 누구에게나 불투명하다고 하지만 인생에서 확실한 것은 죽음밖에 없다는 사실을 비보가 가끔 일깨워준다. 시대를 풍미한 여배우도 아까운 나이에 떠났다. 대배우답게 대중에 잊힐까 두려워 스크린보다는 TV 예능이나 시답지 않은 홍보에 동원되지 않았고 이런저런 루머를 달고 살지 않았기에 '강수연'이라는 군더더기 없는 이름을 배우로만 기억하게 된다. 본질에 깊이 천착하고 충실했던 삶이 이 동네 저 동네 옮겨다닌 삶보다 때로 더 큰 울림을 남긴다.
밥벌이의 전망이 불투명한 일에 매달리는 예술가가 없는 세상은 더욱더 정서의 '사막화'를 심화시킬 것이다. 미국의 음유시인으로 불린 가수 밥 딜런에게 시적 가사를 생각하게 했고 그의 이름까지 차용하게 만들었던 시인이 있다.
영국의 시인 딜런 토마스는 "맥박, 그것은 자신의 무덤을 파는 소리"라고 표현했다. 시간을 아껴 쓰라는 경구로 이보다 더 절묘한 예술적 표현을 아직 보지 못했다. 문학과 예술의 아우라에 압도당하고 한 줄의 시나, 감동적인 작품 앞에서 울어보지 않았던 사람과는 아무래도 인생을 얘기하기는 힘들 듯하다. 눈물 젖을 빵을 먹어보지 못한 사람이 삶을 알지 못한다고 했던 괴테의 말에도 공감하면서.
오페라가 없어도 내일의 태양은 또 떠오르겠죠. 세상은 우리 없어도 돌아갈 수 있고, 또 돌아갈 겁니다. 하지만 우린 이 세상을 좀 더 나은 곳으로 만들어 왔다고 생각합니다. 예술이 없는 세상에 비해 훨씬 풍요롭고 지혜로운 세상으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