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걸은 의구하되

산천은 간 데 없고

by 호림

산천은 의구하되 인걸은 간 데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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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에서 배운 명시로 야은 길재가

고려 왕조 몰락의 쓸쓸함을 그린 시조의

유명한 시구다.


최근 옛날 살던 동네를 둘러보고

그곳에 사는 오랜 친구를 만났다.

친구는 구수한 인심이 그대로였지만

산천은 옛날과 많이 달라져

상전벽해의 변화를 실감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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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같은 곳에만 계속 살다 보면

다른 곳의 변화를 읽지 못한다.

사람도 장소도 새롭게 볼 수 있는 안목은

언제나 변화를 통해 기를 수밖에 없다.


매일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만 만나면

집단지성의 효과도 반감될 것이다.

확증편향이나 편견은 이렇게 자라날 수 있다.


자신을 완전히 객관화시키는

처절한 자기부정은 어떻게 해야 가능할까.

빌 게이츠는 전쟁 같은 경영자의 일상에서도

스스로 '싱크위크'를 설정해

보름 정도는 외부인을 만나지 않고

독서와 사색에 잠겼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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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석학 오마에 겐이치는

저서 ‘난문쾌답’에서

인간을 바꾸는 세 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인간을 바꾸는 방법은 세 가지뿐이다.

시간을 달리 쓰는 것,

사는 곳을 바꾸는 것,

새로운 사람을 사귀는 것.

이렇게 세 가지 방법이 아니면

인간은 바뀌지 않는다" 고 했다.

오마에 겐이치는

새로운 결심을 하는 건

가장 무의미한 행위라고 일갈했다.

예술가들도

부단히 주류 트렌드와의 결별을 시도해

거장이 된 이들이 많다.


앙리 마티스는

왜 화가들은 거의 육안으로 보는 색과

유사한 색으로만

사물을 표현하는지 의심을 품었다.

그는 과감하게 선이 아닌 색의 변화로

사물을 그렸다.

마키스의 강렬한 색감은 야수파를 형성시켰다.

육안과 다를 수 있는 느낌의 세계를

과감한 색의 변화로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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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슨 플록은 이젤로 캔버스에 그리는

전통적인 유화를 거부했다.

유화 페인트통을 통째로

거대한 캔버스에 들이붓기도 한다.

자신이 의도한 필연과

물감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우연이 만나서

구현된 세계를 자신의 작품으로 들고 나왔다.

예술의 혁명은 과감한 시도에도 나왔다.


가끔 생소한 곳을 가고, 낯선 사람을 만나면

자신을 객관화시킬 수 있고

새로운 생각을 낳을 수 있다.

그것은 아마 새로운 예술의 출발,

삶에 강력한 자극제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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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낯선 동네가 된

소싯적 그곳의 스카이라인은

이 동네가 천지개벽을 겪는 동안

당신은 어떤 변화를 겪으며

성취한 것은 무엇이냐고 물으며

큰 덩치를 자랑하며 버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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