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색 소음의 미덕

클래식 선율로 아침을 열며

by 호림

동물에게 클래식 음악을 들려주며 사육하면 육질이 좋아진다고 해서 축사에 클래식 음악을 틀어놓은 경우는 이제 신기한 일이 아니다.


식물 또한 고급 스피커로 클래식 음악을 들려주며 재배하는 경우가 있다.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방에서는 양질의 포도를 생산하기 위해 포도나무에 모차르트 음악을 들려주며 탄닌과 폴리페놀 성분이 풍부한 양질의 포도를 생산한다.

클래식의 음파가 피보나치 수열이나 황금비율처럼 조화의 미를 내재해 생물의 생육에 긍정적인 요인을 미치리라고 짐작할 수는 있다. 그렇지만 모차르트 음악이 해충을 감소하고 식물의 성장에 좋은 효과를 낸다는 농장주의 믿음이 보편성을 얻으려면 아무래도 좀 더 많은 사례가 발굴되고 과학적으로 증명되어야 할 문제다.


백번 양보해 농장주가 클래식 음악을 과수에 틀어줄 정도면 다른 면은 오죽하겠는가 싶어서 잘 관리된 생물이 좋은 과실을 생산하리라 예측할 수 있기에 인과관계를 특정한 변수에만 한정하기엔 무리가 따를 수도 있겠다.

우리 정서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음악에 대해서는 개인마다 느끼는 취향의 문제일 수 있기에 클래식 음악이나 특정한 음악 장르를 절대선인양 보편화해서 강요하는 건 무리다.


태교를 위한 클래식 음악의 효과를 두고 "모차르트 이펙트"를 거론하기도 하지만, 만고불변의 법칙처럼 강요할 수는 없는 문제다. 요즘에는 대학교 도서관에서 책장 넘기는 소리를 백색소음 삼아 수험공부를 하는 고교생들도 있다. 소리가 미치는 긍정적인 면을 학습이나 생산성 향상에 활용하는 사례는 무수히 많다.

우리의 귀를 불편하게 하는 주장과 선동,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겪어야만 하는 흑색 소음과 자극적인 언어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삶은 쉽지 않다.


일상에서 오염된 귀를 씻기 위해서라도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시간은 소중하다. 그런 시간에 좋은 친구가 될 '클래식'에게 귀를 맡겨보면 어떨까.

내겐 훌륭한 백색소음의 하나였던 <아르페지오네 소나타>로 아침을 열었다. 발걸음이 가벼워진 걸 보면 "슈베르트 이펙트"는 있었다.


(36) Schubert (Perenyi, Schiff) - Sonata en a minor Arpeggione D821.avi -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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