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엔 과거에 쓴 책이 인연이 되어 직업적 선택의 고비에 있는 분이나 학생들에게 조언을 할 기회가 있었다.
수입과 직업적 전망은 많은 이들이 조언을 많이 하기에 다른 각도에서 생각해보라고 했다. 수입의 안정성이나 배우자를 고르는데 유리한 직업을 가지는 것은 분명히 부모님이 좋아하는 일이라는 전제를 달았다. 그런 측면을 떠나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고 시간적 자유를 얻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대체 불가능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일이 밥벌이가 되는 일이면 좋지만, 그와 무관해도 부단히 노력해 삶의 의미를 찾으라고 했다.
반 고흐한테 누가 그림을 그리하고 하지는 않았다. 베토벤도 음악가 집안에서 자라며 자연스럽게 작곡가의 길을 갔지만 결코 재정적 안정만이 목표는 아니었다. 스티브 잡스에게도 컴퓨터 만들라고 그의 양아버지가 채근하지 않았다. 빌 게이츠 부모도 하버드를 그만두고 전망이 불투명한 컴퓨터 일을 하라고 하지 않았다.
베토벤은 당대의 평가에 초연한 면모를 보였고 후세대까지도 생각하며 영원의 시간을 견뎌낼 음악을 만들고자 했다. 이런 경지는 진정한 예술가나 특별한 혁신가들의 몫이라고 남겨두어도 괜찮다고 양보하자. 그렇지만 그 레벌의 높낮이를 떠나 자신이 가지는 자유의 절대분량을 생각해보고 그 공간을 어떤 가치로 채울지 생각해보았으면 한다.
아마도 자신이 주도적으로 뭔가를 기획하고 선한 영향을 끼칠 영역은 무궁무진할 것이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학교 도서관에서 미래를 준비하고 직장으로 출근했다면 이미 반쯤은 성공한 것이 아닐까 한다. 그렇지 못한 사람은 대개 직장에서나 생활에서 다른 사람에게 끌려가는 사람이다.
자유는 먼저 생각하고 이끄는 진취성에 그 근본이 있는 것이 아닐까. 새벽에 졸린 눈을 하고 학교나 직장이 도살장이라도 되는 양 억지로 가는 사람이 있다. 반면, 자신의 가치를 실현하고 경제적 안정을 가져다 줄 그 고마운 전초기지에 초롱초롱한 눈으로 달려가는 사람도 있다. 같은 곳으로 가더라도 마음가짐에 따라 누리는 자유의 양은 다를 것이다.
프로 골퍼들도 골프장에 갈 때 마음가짐이 중요함은 별반 다를 바가 없다고 한다. 골프에서는 14개의 골프 클럽으로 플레이하는 것이 기본적인 룰이다. 프로 선수들은 골프라는 '멘털 스포츠'에서 이기려면 15번째 클럽 하나를 가슴에 숨기고 가라고 한다. 그 클럽은 바로 '배짱'이다.
도덕적으로 큰 결함이 없고 별다른 과거의 흠결이 없는 이라면 배짱으로 누구에게나 덤빌 수 있는 마음을 가지는 진취성과 도전정신 또한 겸손에 더해 준비할 덕목이 아닐까.
배짱 하면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이가 그리스인 조르바다. 조르바는 지중해 크레타섬에 잠들어있는 니코스 카잔차키스가 그의 소설에서 만들어낸 인물이다. 그 조르바가 소설에서 했던 말은 곧 작가의 묘비명이기도 하다. 배짱이 당신을 자유케 할 것이다. 조르바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