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의 세계는 많은 뒷얘기를 남긴다.
이제 작고 날렵한 지휘봉은 지휘자의 몸의 일부가 되었지만, 초창기 장 밥티스트 릴리는 커다란 지팡이 같은 나무로 박자를 맞추려 바닥을 쿵쿵 울리며 지휘하기도 했다. 안타깝게도 그는 발등을 찍어 지휘 때문에 발이 괴사 하는 원인을 만들기도 했다.
일본의 가장 오자와 세이지는 맨손으로 지휘를 했고, 지휘자마다 다양한 개성의 몸동작을 보여준다. 피아니스트 출신 다니엘 바렌보임의 표정과 익살 또한 볼거리다.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이 지긋이 눈을 감고 은발을 휘날리는 모습은 현대 지휘자의 상징과도 같다.
지휘자가 악단을 너무 많이 장악하려고 하면 단원들이 지휘자의 박자에만 집중해 자신의 소리를 내지 못하고 너무 방치하듯 가만히 있으면 당연하게도 소리의 통일성에 장애가 생길 것이다. 레너드 번스타인에게 사사한 미국의 지휘자 존 마우첼리는 지휘의 적절한 수위를 말하며 항상 단원들보다 조금은 더 음악에 대해 더 깊이 알아야 한다고 했다.
알아야 면장을 하는 당연한 이치지만 작곡 의도와 곡의 특성을 정확히 이해해야 연주의 방향성을 정확히 끌고 갈 수 있을 것이다. 정치와 경영에서도 시대정신이나 소비자의 욕구를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이 선장이 되어야 그 정당이나 기업이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기업경영도 지휘도 직원들이나 단원들의 실력과 눈높이를 무시하고 미구 지휘봉을 휘두르면 사고가 날 것이다. 지휘봉을 든 사람은 언제나 기업과 악단의 혁신과 지속가능성을 맨 먼저, 그리고 제일 깊이 고민하는 사람이어야만 할 것이다. 기업도 연주도 계속되어야 하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