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한 분과의 대화중에 팝 아트나 현대 미술의 다양한 면모가 도마에 올랐다. 서양화를 전공하고 자신만의 화풍을 만들어가는 중견 화가이지만, 그다지 그림을 팔거나 유명세를 가진 작가가 되길 바라는 이와는 거리가 있는 듯했다. 그분은 아무리 변신하려고 해도 자신 만의 개성을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는 말을 덧붙이며 자신의 혼이 담긴 작품 하나하나의 소중함을 느낀다고 했다.
치기 어리게 느껴질 수 있을 정도로 기발한 발상보다는 자신만의 꾸준한 스타일로 그림을 그리는 것이 그저 좋다고 한다. 세상이 알아주는 문제는 자신 영역 밖의 일이라고도 한다. 밥벌이의 부담에서 해방된 데에서 오는 여유일까 하는 마음도 들었지만, 자신의 세계에 깊이 몰입해 땀을 흘리는 모습에서 예술가의 아우라를 느낄 수 있었다.
독특한 문체로 흉내 낼 수 없는 글을 쓰는 것, 지금까지 들어본 적 없는 선율을 오선지에 그려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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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예술가라면 이런 분명한 목표가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한 방식으로 감정을 뒤흔들어 놓을 때 예술가가 흘린 땀은 보상받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궤도 위에서 뱅글뱅글 도는 일상과 늘 유사한 스타일의
결과물, 매너리즘이라는 말이 떠오를 때 '여행'이라는 단어가 구원의 손길을 내밀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