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켈란젤로의 대리석

by 호림

사람은 누구나 삶을 시작할 때 대리석 한 덩이와 연장 하나를 선물 받는다. 우리는 평생 동안 대리석을 손도 대지 않은 상태로 가지고 다닐 수도 있고, 연장을 사용해 멋진 조각품으로 다듬을 수도 있다.

- 리처드 바크


미켈란젤로는 조각가로 젊은 시절에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미술 역사에 남은 <피에타>는 23세, <다비드>상은 29세에 완성해 20대에 세계 조각 미술의 대표작을 만들었기에 이 미술 천재의 명성은 이탈리아와 전 유럽에 높아졌습니다. 소년 출세가 독이 되는 경우가 많지만 미켈란젤로의 경우는 달랐습니다.


"조각품은 내가 작업을 하기 전 이미 그 대리석 안에 만들어져 있습니다. 나는 다만 그 주변의 돌을 제거할 뿐입니다." 이렇게 말하는 겸손이 있었기에 그는 우쭐해하면서 남은 인생을 명성에 기대어 살지 않았고 영역을 바꾸어 회화사에 남는 작품도 그릴 수 있었을 것입니다.

미켈란젤로는 50대에 <천지창조>와 <최후의 심판>을 완성했고 일흔을 넘긴 생의 말년에는 성 베드로 대성당의 건축에도 책임자로 참여해 완성을 보지 못하고 89세로 예술가의 삶을 마감했습니다. 그는 87세에도 그림 한 점을 그린 뒤 "나는 아직도 배우고 있습니다."라는 문구를 그림 한편에 남기기도 할 정도로 겸손이 몸에 밴 인물이었습니다.


조각은 엄청난 품이 들어가는 것은 물론이고 자칫 실수라도 하면 재료 전체를 버리게 되기에 고도의 집중력 또한 요구되는 작업이라고 합니다. 삶의 순간순간을 대리석 조각을 대하듯 정성스럽게 다듬고 깎았던 미켈란젤로의 삶에서 배웁니다. 그가 4년간 시력과 건강을 해쳐가며 시스티나 성당에 매달려 천장화를 그리는 정성과 노력이라면 어떤 일도 못할 게 없겠지요.

휴일엔 자신 앞에 놓인 생의 대리석을 어떻게 다듬을지 한가로이 생각하고 구상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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