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아들이거나 거부하거나

관계의 최전방에서 선 내 마음에게

by 호림

타인에게서 무엇을 보고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당신의 존재가 결정될지도 모릅니다. 어둠이 있고 빛이 있지만 그것은 어떤 방식으로 대하느냐에 따라 빛이 될 수도 어둠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반 고흐는 어둠 속에서 더 가슴 뛰고 빛나는 색을 보았기에 별이 빛나는 밤을 그릴 수 있었을 것입니다. 창의적인 관점은 때로 예술이 되고 잘못되거나 틀에 박힌 관점은 스트레스만 안겨줄 수 있습니다.

어떤 무술의 대가도 나이가 들자 쇠약해져서 누구와도 승부를 가리는 대결을 하지는 않기로 했습니다. 아무리 기량이 뛰어나도 기본적인 체력이 허용하지 않기에 맞대결로 상대를 제압할 수는 없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어느 날 이 대가와 겨루기를 결심한 젊은 무사가 찾아와 대결을 신청했지만 대가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그 젊은 무사는 비겁하다며 욕설을 퍼붓고 대가의 과거를 비난했습니다. 그래도 대가는 꿈적하지 않았기에 무사는 대결을 포기하고 갔습니다. 대가의 제자들이 이 모습을 지켜보고 분개하면서 왜 그냥 보냈냐고 하자 스승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누군가가 당신들에게 선물을 하려는데 받지 않는다면 그 선물은 누구의 것인가?' 제자들은 "당연히 선물을 준비했던 사람의 것이지요."라고 답했다. 그러자 스승이 말했다. "증오나 분노, 시샘 같은 나쁜 감정도 이와 같다네. 그것을 받지 않으면 그건 고스란히 누구의 것으로 남아있겠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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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우리가 원하지 않는 것들을 함부로 떠넘길 수 없습니다. 설사 천하게 보이고 낮은 위치에 있는 사람에게도 큰 목소리로 자신의 자랑거리를 떠벌려도 상대방이 받이들이지 않으면 공허할 것입니다. 반대로 상대가 아무리 모욕적인 언어로 당신을 겁박해도 그 의미를 거부하면 그것은 고스란히 상대의 마음에 남아있을 것입니다.


빅터 프랭클은 아우슈비츠의 처참한 굴욕을 견디면서도 자신에게 가해진 비인간적인 대우를 자신의 내면에서 거부할 수 있는 단단한 마음을 가졌었습니다. 그랬기에 동료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죽어나가는 혹독한 현실을 이겨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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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다스리고 관계를 형성하는 것도 예술입니다. 얇디얇은 습자지로 보이던 것이 어떤 경우는 아무리 글을 써도 스며들지 않는 비닐일 수도 있습니다. 상대방의 감정이 스며들 때 그 재질을 결정하는 것은 오로지 당신마음의 몫입니다. 대결을 거부한 무술의 대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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