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절의 강을 건너는 예술

by 호림

청년 취업시장의 냉기가 여전하지만, 예술계통은 늘 빙하기였다. 외롭고 고독한 직업에서 정말 극소수가 누리는 화려함이 예술을 대표할 수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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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작품이 영화로 제작되어 우리에게 친숙하고 미국을 대표할만한 대작가이기도 한 스티븐 킹도 거절의 세월을 견뎠다. 킹은 출판사로부터 날아온 거절의 쪽지를 모아서 클립을 하다 나중에는 오기가 발동해 벽에 대못을 박아놓고 어디까지 가는지 보자며 거절 편지를 모았다고 한다.


직물공장 직원, 건물 경비원 같은 직업을 전전하며 생계를 위해 닥치는 대로 돈벌이에 나서는 가운데 밤에는 전등불과 원고지를 마주했던 시기에는 좌절과 더 친해질 수 있었을 것이다. 무수한 거절 쪽지에 상처를 받았지만, 킹은 자신의 글이 내일 더 나아질 것으로 스스로를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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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 이야기의 조앤 롤링이 젊은 이혼녀로 자신의 또다시 거절당할지도 모르는 원고를 붙들고 젖먹이를 달래며 카페를 전전한 이야기는 이제는 진부할 정도로 알려졌다. <위대한 개츠비>의 작가 스콧 피츠제럴드 또한 위대한 작가가 되기 전에는 거절에 이력이 난 작가 지망생일 뿐이었다.


화가보다도 더한 명성과 부를 축적한 래리 가고시안을 만나지 못했다면 화가 바스키야는 없었을 것이다. 브루클린의 부랑아로 장래가 캄캄한 라틴계 청년 바스키야로 있었을지도 모른다. 피카소도 청운의 꿈을 품고 파리에 간 스페인 출신 ‘촌놈’으로 본고장에서 괄시도 받았다. 불확실성 속에서 애인과 빈민촌에서 동거하며 끼니를 걱정하던 건달 같은 시절의 피카소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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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캔버스와 원고지에 어떤 것을 채울지 고민하는 수많은 청춘들이 가진 ‘무기’는 젊음과 불확실성이다. 깊고 넓어 보이기만 하는 거절의 강을 건너는 사람들은 그것은 무기가 아니라 차라리 ‘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손에 든 확실한 지폐 한 장과 확실한 직업 외에 무기는 없다고 할지도 모른다.


나팔꽃을 빨리 피게 하려고 햇빛에만 계속 두면 꽃이 피지 않는다고 한다. 어둠 속에 적당한 시간을 두었다가

아침에 햇살을 비추면 그제야 활짝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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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가치를 누군가 빨리 알아봐 주면 좋겠지만, 초년 출세의 불운은 일찍 삶을 꺾기도 한다. 다지고 또 다지는 거절의 세월이 준 선물은 결국 더 단단하고 풍성한 열매를 맺는다고 믿어야만 한다. 가능성의 눈동자가 반짝인다면 마가렛 미첼 여사의 말처럼 분명히 “내일은 또 내일의 태양이 뜨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