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예술로 만들고 풍미를 더하는 것
공부를 즐거움으로 느낀다면 우린 얼마나 더 생산적인 삶을 살 수 있을까. 여기서 공부라는 무거움의 자리에 지식이나 진리, 호기심으로 뭔가를 갈구하는 마음을 갖다 놓아도 좋을 듯하다.
대개 공부를 생각하면 입시나 의무 같은 무거움이 우리의 의식을 짓누른다. '즐거움'과 '놀이'라는 생각도 조금은 들어올 때가 있지만 많은 부분은 아닌 경우가 많다. 청소년기 수험공부에 지친 대학 1학년생의 경우 1년을 통째로 유흥에 날리고 공부만 하는 건 대학생 답지 못하다는 인식도 일부 남아있다. 새털 같은 날들이 기다리는 청춘의 시간에 일 년 장도 뚝 떼어네 마음껏 놀기도 하고 친구도 사귀고 자유를 구가하는 것은 좋지만 자칫 방종에 가까운 시간으로 흐를 수도 있다.
미국에서 종교적인 이유로 자녀를 거의 감금에 가깝게 외부와 차단하고 진학을 봉쇄한 집안에서 자란 소녀가 있었다. 후일 간절한 배움의 욕구를 채우려 집안을 탈출하다시피 나와서 대학문을 들어선 이 소녀는 대학생활을 이렇게 회고한다.
그 학기에 나는 진흙이 조각가에게 몸을 맡기듯 나 자신을 대학에 맡겼다. 나는 내가 다시 태어나고 내 정신이 새로 짜여질 수 있다고 믿었다.
타라 웨스트오버 저, 김희정 역 <배움의 발견> 중에서
물론 이 소녀는 이런 절실함이 있었기에 스펀지처럼 빨아들인 지식으로 남들이 부러워하는 위치까지 성장할 수 있었다.
칸에서 한국영화의 새로운 이정표를 만들어낸 박찬욱 감독은 영화 보는 시간보다도 책 읽는 시간이 더 많았었다고 고백한다. 박 감독은 특히 클래식 음악이나 사진에도 깊은 조예를 가지고 있다. 영화 <올드보이> 삽입곡 마지막 왈츠는 영화보다 더 잘 알려져 있고, <헤어질 결심> 에도 말러의 음악이 잘 녹아들었다고 호평을 받았다. 폭넓은 교양과 상식은 주변의 것들을 조화시키는 안목으로 또 고도의 예술성에 화룡점정을 찍는데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나이 50에 자신에게 주는 선물이라며 대학원 문을 노크한 학생이 있었다. 너무나 성실한 태도에 갈구하는 마음이 보였다. 석사학위를 스펙의 한 줄에 더하거나 장식품쯤으로 취득하고자 하는 학생들과는 적극성에서 확연한 차이가 있었다. 무엇 하나라도 더 전해주고 싶었던 기억이 있다. 대학은 이런 곳이어야 하지 않을까. 타라 웨스트오버와 늦깎이 학생의 요구에 성실하게 답하는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