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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쓰임새
by
호림
Jul 30.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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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없는 문학을 쓸모 있게 하는 것은
문학은 쓸모 있는 것들과는 달리
인간을 억압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이 쓸모없는 문학이
쓸모 있는 이유다.
- 문학평론가 김현
고 김현의 말은 예술에 대입해도
문제가 없을 듯하다.
예술은 인간에게 무한 자유를 주고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영화를 볼 때
가끔 눈시울이 뜨거워질 때가 있다.
그렇지만 대놓고 우는 것은
삼가려는 내부의 압력이 있다.
남자는 인생에서
세 번 운다는 말도 생각나기도 하고.
괴테의 시를 읽으며
마음이 조금은 달라졌다.
나를 울게 두어라!
밤에 에워쌓여
끝없는 사막에서
악마들이 쉬고, 몰이꾼도 쉬는데.
돈 셈하며
고요히 아르메니아인이 깨어있다.
그러나 나, 그 곁에서 먼먼 길을 헤아리네
나를 줄라이카로부터 갈라놓는 길,
되풀이하네
길을 늘이는 미운 굽이굽이들.
나를 울게 두어라! 우는 건 수치가 아니다.
우는 남자들은 선한 사람.
아킬레스도
그의 브리세이스 때문에 울었다!
크세르크세스 대왕은
무적의 대군을 두고도 울었고
스스로 죽인 사랑하는 젊은이를 두고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울었다.
나를 울게 두어라!
눈물은 먼지에 생명을 준다.
벌써 푸르러지누나.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전영애 옮김
<서 동 시집>(도서출판 길) 중에서
다시 한번 시구를 음미한다.
나를 울게 두어라! 우는 건 수치가 아니다.
우는 남자들은 선한 사람.
괴테도 이렇게 선한 사람이라며
우는 남자에게 면죄부를 주었다.
시와 예술은 우리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하찮아 보이는 먼지에도 생명을 주는
소중한 눈물을 잉태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예술의 쓸모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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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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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서 '클래식' 을 찾고 그 울림과 떨림을 나누고자 한다. 몇 권의 책으로 대중들과 소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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