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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들의 아리아
by
호림
Aug 1.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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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한철
나무들이 있는 곳이면
어디서든지
매미 울음소리가 요란하다.
인류 역사에서
우리 개인은
어쩌면 매미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45억 년 지구의 시간에 대입하면
우리 인생 100년은
더없이 짧은 시간이기에.
100년이라는 시간은
기껏 매미가 한여름에
반짝 며칠 우는
시간보다 짧다.
인간은 삶의 양상도 다양하다.
세끼를 폼나게 먹고
여가를 즐기는 것에만
골몰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물질적 호사를 넘어
영원을 사는
예술을 화두로
들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물론 예술 순교자만은 아니어서
궁극적으로
명예와 물질적 성취를
아예 외면하는 이는
극히 드물다고 하더라도.
그런 면에서
진정한 예술가들은
지혜로운 사람이다.
자신의 작품을
영원의 시간을 살게 만들기에.
고고인류학의 시간을 여행할 때
한여름 낮잠을 깨우는
매미의 울음은
그저 시끄러운 곤충의 소음이 아니라
내면을 파고드는 천둥이었다.
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굼벵이의 시간이 없었다면
매미의 화려한 아리아는
결코 없었을 것이다.
매미는 그 귀한 시간을 잘 알기에
온갖 나무들 위의
여름 특설 무대를 돌아다니며
줄기차게 공연하며 목청껏 울고 있다.
시끄럽다고 매미에게 항의하면
당신은
7년 동안 내가
땅속에서 준비한 아리아를
한갓 소음으로 치부할 자격이 있는
인간이냐며 쏘아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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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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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서 '클래식' 을 찾고 그 울림과 떨림을 나누고자 한다. 몇 권의 책으로 대중들과 소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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