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함의 미학

50센티미터의 긴 여행

by 호림

판단할 때는 너무 많은 정보가

방해될 수도 있다.

때로 단순화해서

큰 판단을 할 필요가 있다.

어린이의 마음으로

생각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어린이가 되는데

평생이 걸렸다는 피카소도 있다.

사실 그림은 평면이다.

아마도 입체파 피카소는

입체적인 사물을 해체해서

표현하면 어떨까 하는

단순한 발상에서 출발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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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에는 삶을 단순화해서

잊을 건 잊고 한두 가지 자신을 위한 일에

집중하는 시간도 의미가 있다.

어린이와 같은 호기심으로

좋은 먹거리, 시각적 즐거움에

잠시 자신을 맡겨본다.


일상에 치여 처리하지 못한 일이나

매듭지어지지 못한 관계의 뒤끝은 물론이고

늘어나는 몸무게나 주름,

미처 납부하지 못한 고지서 영수증도 잠시 잊고

좋은 공기를 마시며 걸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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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현듯

막힌 문제의 해법이

떠오를지도 모른다.

현실에서의 일시적 도피는

복잡한 현실에 해법을 줄 수도 있다.

그 순수한 탈출의 순간에

예술이 있을 수 있다.

미술관이나 박물관 나들이는

시간여행도 가능하게 만든다.


로스코의 단순하고 강렬한 원색,

이우환의 점,

김창열의 물방울......

회화에서도 그렇고

단순함이 복잡함보다

더 어필하는 경우가 많다.

같은 선율이 반복되는

라벨의 볼레로가

복잡해서 사랑받는 곡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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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욕심에

책상에 쌓아 놓기만 했던

보지 않은 책도 정리하고

한 두권만 남겨둔다.

입지 않은 옷도 버리고.

무엇보다 정리하지 못한 마음은

휴가철이나 주말에도

계속 붙들고 있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우리 삶 전체를 단순화시키면

별게 아닐 수 있다.

선승이나 수도사들이

평생을 붙들고 있는 화두도

어쩌면 인생은

50cm밖에 안 되는 거리를

여행하는 긴 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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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에서 가슴까지의 마음의 행로,

그 짧은 거리를

가는 시간이

100년이 걸릴지도 모르지만.



(186) 라벨 볼레로 -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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