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이 품은 영원

미술, 그 세계

by 호림

회화 작품 한 점은

책꽂이의 책과 같다.

책의 제목처럼

그것이 품은 순간은 한 장면이지만

화가가 구상하고 표현한 것들을

해석하는 시각은

책을 펼쳤을 때처럼

무궁무진한 이야기를 함축하고 있다.

가치 있는 그림 한 점은

박물관에서

어느 소장가의 거실에서

화가의 죽음 이후에도

계속 살아 숨 쉬고 있다.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는

신분이 높지 않았지만

자신은 대단한 귀족 가문이라고

주위에 말하며

스스로 자존감을 지키려 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또한

동성애자에 높지 않은 신분으로

귀족의 의뢰로

작품을 그리는 처지였다.


두 거장은 후손이 없었고

살아서 부귀영화를 누리지 못했지만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성공한 예술가로

사후에 전설로 회자되며

인류와 함께

영원의 시간을 살고 있다.

살아서 그 많은 부하를 거느리고

호의호식했던 왕과 황제들 중에는

우리가 기억 못 하는 이가 더 많다.


'천지창조'와 '최후의 만찬'

'피에타', '다비드 상'

......

시간을 멈추게 한 듯 영원을 사는

비결은 무엇인지

인생이 물으면 예술이 답할 차례다.


아마도 그 답은

우리가 무덤으로 들어가기 전까지

찾아야 할 숙제가 아닐까.

성급하게 답을 달라고 보채는 것은

우리 인간의 일이고

신이 있다면 평생의 숙제로

우리에게 쉬이

답을 주지는 않을 것이다.


어쩌면 답을 잘 알고 있을

'모나리자'만이 그 미소로

알듯 모를 듯한 답을 줄지 모르겠다.



미술은 보이는 것을

재현하지 않는다.

오히려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만든다.

- 파울 클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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