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라스코나 알타미라 동굴벽화는 원시상태의 인간들도 미술 본능이 있었음을 보여준다. 그러면 유인원이나 고릴라들도 이런 미술에 대한 감각이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영국의 생물학자 데즈먼드 모리스는 1954년 이색적인 실험을 했다.
런던 동물원에서 태어난 침팬지 콩고가 두 살일 때 이 녀석의 특별한 재능을 관찰했다. 콩고가 모리스가 건네준 도구로 그림을 그렸던 것이다. 처음엔 연필로, 나중엔 붓으로. 콩코는 추상적인 소묘와 회화를 무려 400여 점이나 그렸다. 1957년 경매를 통해 콩고의 작품은 고가에 팔리기도 했다. 파블로 피카소와 후안 미로 같은 대가들도 작품을 높이 평가하고 구매 대열에 나서기도 했지만, 어디까지나 사이비 미술이라며 평가절하는 이들도 많았다.
침팬지 콩고의 작품
중국에서는 코끼리가 그림을 그리는 모습을 동물원에서 연출해 화제가 된 적도 있다. 코끼리가 예술활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경감시키는 효과를 얻는다는 진지한 분석도 있고, 관광객들을 위한 볼거리를 인위적으로 만든 쇼에 불과하는 측도 있다.
예술은 인류라는 고등한 생물체만의 전유물일까. 아니면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넓은 영역으로 확장해 예술을 보면 아마도 많은 생명체의 본능과도 같은 것은 아닐까. 이런 근원적인 질문에 다다르면 심오한 인류학이나 미학의 문턱을 넘어서야 할지도 모른다.
아름다움을 갈구하는 것은 예술을 해석하고 향유하는 여러 기능적인 질문들의 곁가지를 빼면 생명체의 본능처럼 남을 것은 분명하다. 그것이 인간의 일이든 동물의 일이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