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가치

예술과 유행

by 호림

예술작품에 대해서도 의약품처럼 일종의 플라세보 효과가 있어서 중요한 작품이라고 우리가 믿으면 더 아름답게 느끼는 경향이 있다. 뇌과학에서 분석하는 바로는 우리가 눈앞의 작품이 중요하다고 인지하면 뇌에서는 안와 이미엽 피질과 배쪽 선조체가 강하게 반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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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을 때도 만약 어떤 이의 시나 소설이 대단한 작가의 글이라고 생각하고 읽는 것과 그런 선입견 없이 읽는 것은 차이가 있다. 노벨상 수상작의 후광은 출판가에 여전히 약효가 있는 이유다. 그렇지만 짧은 기간을 살아남은 작품들은 유행으로 흘러가 잊히지만 영원을 사는 작품은 분명 차이가 있을 것이다.


르느와르가 그린 화사한 햇빛이 비치는 날에 책을 읽거나 앉아서 어딘 가를 응시하는 젊은 여인의 모습을

아름답다고 느끼지 않을 사람도 많지는 않을 것이다.


뭉크의 <절규>를 보거나 피카소의 <게르니카>를 보고 느끼는 정서는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있다. 예술은 삶의 고통과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까지도 포괄하는 어떤 것이기에 강렬한 이미지로 우리의 시선을 붙잡는다고 한다면 고개를 끄덕일 수는 있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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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은 사물들 자체에 귀속하는 속성이 아니다.

아름다움은 그 사물들을 관찰하는 자의 정신 속에만 존재한다.

- 데이비트 흄


가치나 아름다움은 지극히 주관적인 것이기에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일정한 궤도에 오르고 명성을 쌓은 경우라면 대가의 낙서에 대해서도 평론가들은 의미 부여하기에 분주할지도 모른다. 정작 그 대가는 자신도 모르게 무심코 그린 소품일지라도.


현대미술에서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잭슨 폴록이나 마크 로스코, 소설가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독특한 세계로 작품성을 인정받고 살아서 영광과 부를 누리기도 했지만 끝내 자살하고 만다. 사망 원인에 대해서는 우울증이나 여러 가지 추측이 있으나 아마도 극도의 몰입과 작품성에 대한 끝없는 고민이 작가에게 일상적인 삶의 궤도를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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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의미부여의 마술이 되어 천정부지의 작품값으로 우릴 놀라게 하기도 하지만 작품의 진정성을 담기 위한 예술가들의 정신을 따라가면 그 가치는 거저 생긴 것이 아닐 수도 있음을 어렴풋이 나마 짐작할 수 있다.

유행에 편승해 반짝하는 작가들과 유행을 넘어 영원히 살 수 있는 것을 고민하는 진정한 예술가들은 종이 한 장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거대한 차이가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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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세월이 흐르면 대개

아름다워지는 추한 것들을 생산하고

유행은 나중에 반드시 추해지는

아름다운 것들을 생산한다.

- 장 콕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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