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의 산 교육

by 호림

어린 딸을 키워가면서 이미 고인이 된 어머니의 소중한 가르침을 마음에 새기는 후배가 있다. 학창 시절 체벌이 일상화된 시절, 문제아로 방황할 때 담임 선생님의 사랑의 매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였다.


허벅지의 피가 교복에 달라붙어 걸음을 걷지 못할 정도였다. 집에 간신히 와서 어머니께 고자질하듯 자초지종을 말하자 어머니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기만 했다. 다음날 행상 일을 하루 쉬고 학교에 가셔서 선생님을 만나겠다고 하셨다. 후배는 내심 어머니가 삿대질도 하고 교무실이 떠나가라 소리라도 지르며 항의해서 아들의 아픔을 달래주었으면 했다.

그렇지만 어머니는 정성스러운 선물꾸러미와 함께 "우리 아들 사람 되게 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아직 많이 모자라는 놈이니 선생님 제발 더 때려주십시오" 하며 머리를 숙였다고 했다. 철이 덜 든 아들이 말썽을 피울 때 어머니가 시킨 교육법은 또 하나가 더 있었다고 한다. 집에서 가까운 대형병원 장례식장에 가서 하루 종일 있으면서 어떤 사람들이 죽었는지 보고 오라고 했다.

장수를 누려서 슬픔보다 담담함이 깔린 장례식도 있었지만 공사판에서 일하다 갑작스러운 죽음에 오열하는 이들의 죽음을 볼 때는 슬퍼지기도 했다. 죽음의 모습은 여러 가지였지만 인간은 언젠가는 죽는다는 평범한 진리는 뼛속 깊이 새길 수 있었다. 어머니가 학교도 가지 말라고 하며 장례식장에 가게 해 일러주신 지혜는 평생의 거름이 되었고 다행히 후배는 반듯하게 자라서 어엿한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가고 있다. 돌아가신 모친을 회고할 때면 이 후배의 눈시울은 언제나 뜨거워진다.

의약이 아무리 발전해도 삶이 유한하다는 것은 이맘때 지천으로 아름답게 펼쳐진 단풍이 지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생의 유한성을 알기에 인간은 영원의 시간을 자신 대신 살아낼 예술을 생각했을 것이다.


다빈치의 그림, 베토벤의 선율......

영원을 사는 예술은 우리의 눈과 귀로 들어오며 속삭인다. 당신은 나처럼 영원을 살지 못하기에 제발 삶에 의미를 찾고 그 금싸라기 같은 시간을 꽉 붙들라고.

단풍의 시간은 저물어가고 싸늘해진 공기가 아침을 깨운다.


(368) You Raise Me Up� We will pray for U� (Violin,Cello&Piano) -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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